이재유 나의 시대 나의 혁명 - 1930년대 서울의 혁명운동
김경일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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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은 적이 있을 뿐인, 1930년대 ‘경성트로이카’ 운동의 리더인 공산주의자 이재유 선생의 헌신적이고 뛰어난 민족독립과 계급해방을 위한 활동에 관한 치밀한 논문같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몇 주전에, 황석영 선생의 <철도원 삼대>를 읽었는데, 그 책의 상당부분이, 1930년대 일제 식민지 시절 노동운동을 다루고 있으며, 주된 등장인물이 이재유 선생이고, 그 분을 둘러싼 여러 사건이 나와 더 궁금해지던 차에,
출판사인 푸른역사의 대표님이 올리신 한 페이스북 메시지에 근 15년전에 출간하신 이 책이 소개되었기에
잘 되었다 싶어 보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다분히 일제 시대 노동운동이나 사회주의 혁명운동에 대한 전문 연구자나 전문적인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매우 유익할 논문같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일반인(?)이 곧바로 이 책을 본다면, 조금은 힘들거나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철도원 삼대>를 통해 1930년대 일제하 이재유 선생과 같은 분이 중핵적인 역할을 한 노동운동을 소설을 통해 알아본 후에, <이재유, 나의 시대 나의 혁명>을 읽으면 훨씬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는, 이 책의 본문부터 읽기보다는 부록에 있는 <자료 2. 금강산인, 조선민족해방 영웅적 투사 이재유 탈출기>와 <자료 3. 이재유 공판 관련 기록>부터 읽은 후에 본문을 읽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철도원 삼대>나 이 책의 부록에 있는 자료들을 읽다보면,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그 활약상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고, 그러면 이 책의 본문에 있는 내용이 쉽게 다가올 듯합니다.

저자 김경일 선생은 이재유 선생을 민족의 독립과 계급혁명 사이의 균형을 잡은 일제 시대 드문 혁명가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의 현실에 뿌리를 두고, 국제적 연대와 교류에도 열렸있던 인물로서, 해외의 사조나 리더의 지도를 권위의 원천으로 삼지 않은 국내주의자이면서도 진정한 국제주의자라고 평가하는데, 두 가지 모두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재유 선생이 본격적으로 혁명운동을 한 시기는 1932년 이후 1936년말까지로 짧지만, “지도하면서 지도받겠다”는 정신에 바탕을 둔 운동론이라고 말할 수 있는 ‘트로이카’라는 방식을 내세우며, ‘경성트로이카’를 역사에 남긴 인물이신데,
그 "트로이카 방식"은 지금도 매우 유효하고 영원히 유효한 가르침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재유 선생을 비롯해, 그와 함께 한 이관술, 그 외 수많은 인물들이,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엄청난 고문과 고난을 겪은 다음에도, 탈출하거나 또는 석방된 후에도 다시 민족해방과 계급혁명을 위해 멈추지 않은 점은, 뭐라 말하기도 어려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혁명운동에 많은 여성노동자나 운동가들이 있었음도 배웠습니다.

또한 그 5년의 짧은 기간에도 객관적인 상황을 냉철하게 평가하며, 반성과 변화를 거부하지 않은 점에서도, 비록 짧은 기간 불꽃같이 살다가셨지만, 이재유 선생을 “당대 최고의 혁명가”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덧붙임.
이 책을 통해, 이재유 선생께서 동지들과 만나 혁명과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러 접선 장소중에,
우이천의 제2우이교, 또는 우이2교가 많이 나옵니다.
몇달전 자전거로 우이천을 달린적이 있는데 앞으로 그 쪽을 가게 되면,
엄혹한 1930년대 중반 일제 경찰의 감시를 피해 엄청난 긴장감속에 동지들을 만났을 그 분을 생각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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