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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의 역사 - 과학공부를 잘하기 위해 먼저 읽어야 할
쑨이린 지음, 송은진 옮김, 이은희 감수 / 더숲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학창 시절 제일 열심히 들었던 수업이 생물과 세계사였다.
이번에 읽은 "과학공부를 잘하기 위해 먼저 읽어야 할 생물학의 역사"라는 책은 생물과 역사, 고고학을 함께 아우르는, 그리고 종교도 가미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단편적으로 배워왔던 생물의 지식을 이렇게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읽어가다 보니, 각각의 분야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생물학의 발달에 필연적으로 관여한 것이 바로 과학의 발달과 발명이 아닐까 싶다.
화석을 통해 갑작스럽게 많은 종류의 동물이 출현한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을 알게 되었고
현미경의 발명으로 세포학, 미생물학이 크게 발달하게 되고,
멘델의 완두콩 관찰을 통한 멘델의 법칙에서 유전학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 가장 마음이 아픈 부분은 아무래도 종교와 관련된 부분일 것이다.
과거의 과학자들은 종교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종교가 절대적 가치관이 되던 시대인 1553년, 신학자이자 의사였던 세르베투스는 그의 저서에서 심장의 폐순환을 설명하다가 삼위일체설을 부정하는 바람에 화형을 당한다.
그래서 어떤 과학자는 처음부터 자신이 죽고 난 다음에 책을 발표하기도 하고, 비퐁이라는 과학자는 자신의 과학이론을 당시의 종교적 교리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설명하려고 애쓰기도 했다.
종교와 과학의 갈등을 일으킨 대표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다윈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책을 보면 다윈은 논쟁에 소극적이었으면 오히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은 토머스 헨리 헉슬리, 에른스트 헤켈, 허버트 스펜서 같은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창조론자들과 논쟁을 벌였음을 알 수 있다.
책은 근래의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는 부분까지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은 아주 간략하게만 다루고 주로 발견한 사람이나 생물학의 노벨상을 받은 이들 위주로 소개하고 있어서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이 아쉬웠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과학 분야라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사진과 그림들, 역사 속의 에피소드들이 한데 어우러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혹, 생물학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독자라면 생소한 용어 때문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책의 내용을 다 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익힌다고 생각한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