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연습 -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
황상민 지음 / 생각연구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작년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색다른 상담소>라는 라디오 방송에서 황상민 교수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남들은 다 YES라고 말할 때 NO라고 말하는 상담답게 재치있고 독특한 방송이었다.

타칭 '심리학계의 아이유'라는 분답게 심리학 교수 같지 않은 재기 발랄한 말투에 처음 놀라고, 그의 사진을 접하고는 두 번 놀랬던 기억이 있다.



황상민 교수가 <색다른 상담소>에서 상담하였던 내용을 묶어서 나온 책이 바로 이 <독립연습>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때 방송을 들었던 기억도 새롭게 떠오르고, 시간상 방송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책에서 상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심리학자인 황상민 교수조차 젊은 시절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곤 했다.

저자는 폭넓은 인간관계≠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한다.

많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해 고민하는 이들 대부분은 인간관계에 무심할 뿐이라는 것이다. 한 번 만난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그렇게 친하지 않다 보니 아는 사이도 아니고 모르는 사이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를 지속하면서 인간관계에 서툴다는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관계를 넓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랑과 안정이다. 마음에 맞는 사람(친구나 배우자)은 심리적 안정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사람과의 사이에서 어려운 점은 '네가 나보다 낫다'를 인정하는 것이다.

'너와 내가 다르다'도 인정하기 어려운 사회인데, 나보다 뛰어난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가 된다.

나는 기어 다니는데 상대방은 뛰어다니고 날아다닌다고 생각해보면 그 자괴감은 충분히 상상이 될 것이다.

열등감을 숨기면 숨기려 할수록 더욱 마음에 생채기를 내게 된다. 해결방법은 '너는 너고 나는 나'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과 2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아이는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고 한다. 18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아이는 '어른과는 다른 인간의 형태'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프로이트는 몸이 상처를 입듯이 마음도 상처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마음이 존재한다는 개념조차 생소한 것이었다.

과거의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마음의 상처가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프로이트에 의해 정착되었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너무 트라우마에 집착한 나머지 과거에서 원인을 찾고 집착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서른이 되면, 육체적인 성숙뿐만 아니라 마음의 성숙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모든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는 나 때문에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저자는 '친절한' 상담가는 아니다. 위로가 필요한 이에게는 '질타'를, 다른 사람과의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이에게는 '너 때문이야'라고 말할 정도다.

때로는 쓰디쓴 약보다 더 쓰고 벌어진 상처에 알코올을 들이붓듯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는 '듣고 싶어하는 대답'보다는 '들어야 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상담가에 가깝기 때문이다.

어느 것이 나에게 더 약이 될지는 독자가 직접 판단해보길 바란다.

아마도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자기 자신을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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