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
박소진 지음 / 학지사 / 2012년 2월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모두 말에 관한 속담으로 이 외에도 말과 관련된 격언이나 속담이 무수히 많다.

말이 중요함과 동시에 말로 말미암은 문제가 많음을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라는 책은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같이 쓴 것으로 말 속에 담긴 숨은 뜻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어려운 심리학의 이야기를 드라마<시크릿 가든>, 영화<올드 보이> 속의 장면, 혹은 저자가 실제 상담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하여 책의 내용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영화<올드 보이>에서 우진은 오대수가 말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그 말의 의미는 오대수가 발설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다는 뜻이다.

한 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여자들은 관계 지향적인 성격이 강해 대화를 통해 관심과 이해를 받기를 원하지만, 남자들은 자꾸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분석을 하려는 본능(?)을 대화에 적용하는 바람에 여자들과 갈등을 일으킨다.

이렇게 남과 여 사이의 서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이해하고 갈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시크릿 가든>에서 오스카와 윤슬의 오해도 마찬가지이다. 오스카가 슬에게 청혼을 했을 때 슬의 태도는 차갑다. 

시청자들은 그녀의 태도에서 '친구 준혁에게 나하고 사랑하지 않는 사이라고 말한 당신을 믿을 수가 없어'라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지만, 당사자인 오스카는 그 내막을 알 수 없어 답답할 뿐이다.

흔히들 대화(언어)를 통해 의사를 전달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언어가 의사전달에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몸짓이라든지 표정, 행동 등 비언어적인 표현이 의사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언어 속에 정반대의 뜻을 내포한 이중메시지를 지니는 때도 있다.

그래서 말을 통한 의사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면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융의 심리학적 유형(Psychological types)이론에 근거하여 만든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성격검사가 있는데,

외부에서 정보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방법이 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보아 그 선호도에 따라 분석한 지표이다.

이 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격이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감각적인지 주관적인지 등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대인관계에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말은 우리의 의사를 표현함과 동시에 우리의 심리를 반영한다.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거나 말로써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는 때도 있다.

말의 이러한 성향을 잘 이해한다면 나의 말 한마디가 좀 더 신중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상대방의 말 속에 숨겨진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한다면, 상대방을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