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일까?

인간 자체를 선인 또는 악인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옛날이야기나 동화 속 주인공은 모두 착한 사람이었고 주인공을 괴롭히는 사람은 나쁜 사람 또는 악당이었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악당은 항상 벌을 받고 주인공은 행복하게 잘 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현대의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좀 다르다. 주인공은 선과 악에서 심리적 갈등을 겪거나 악인일 때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히려 이러한 이야기에 더욱 감동하거나 악인의 모습을 한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곤 한다.

아무래도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이고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미실>의 주인공 미실, 그녀는 결코 동화 속 주인공은 아니며 현대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는 인물이다.


김별아 작가의 <미실>은 2004년 처음 출간되었고, 이후 2012년에 이르러 초판의 삭제분과 오류, 오기 분을 개정하여 무삭제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제1회 세계문학상의 수상작답게 읽는 내내 미실의 삶 속에 푹 빠져서 신라 시대를 살다가 나온 기분이 들었다.



<미실>은 신라의 김대문이 저술한 <화랑세기>에 단 몇 줄만 묘사된 인물이고 오랜 세월 그녀의 실존 여부조차 의심받아왔으나,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강인하고 매력적인 여인으로 재탄생하였다.

그리고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만들어지면서 비로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주인공인 선덕여왕보다도 더 주인공 같은 삶을 산 여인이 되었다.


미실은 색공지신(色供之臣)의 모계혈통 때문에 사랑하던 사다함과 헤어지고 왕가를 위해 색으로 왕을 섬기게 된다.

색공지신(色供之臣)이라 함은 세대 계승을 위해 왕이나 왕족을 색으로 섬기던 신하를 뜻한다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자신과 자신의 가문이 부귀와 권세를 누를 수 있었다. 색을 통한 고도의 정치가라 하겠다.


미실의 색공을 보면 세종 전군, 동륜,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 설원랑으로 내려오며 3대의 왕을 색공으로 섬기고 있다.

운명 때문에 사랑을 버릴 수밖에 없었지만, 권력의 중심에 서서 신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리더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드라마<선덕여왕> 덕분인지 책을 읽는 동안 미실의 모습이 영상으로 생생하게 떠올라 책을 읽는 것이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하였다.

소설의 미실과 드라마의 미실은 조금 다른 내용을 띄긴 하지만 두 작품을 함께 감상하여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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