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는 묵상독서 - 품위 있는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
임성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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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가 없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몇개월을 지낸느낌이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내 입에 넣는건 늘상 소홀하기 일쑤였고, 보태서 머리속까지 넘치는 생각들로 진짜 나를 돌볼여유도 옆사람 돌볼 여유도 없이 지낸 2023년 내나이 마흔초반이였다.

대단한 일을 해서가 아니였다. 늘상 하던 일들에서 조금만 방향이 틀어져도 이젠 뭔가 새로운것을 한다는것 자체가 나에겐 두근거림과 설렘과 동시에 온몸이 풀긴장하는 나는 중년이 되어버린것에 실감되었던 한해였다.

그럼에도 일과 삶의 균형과 나와 내사람에 대한 보살핌을 잘 해나가기 위해 연말이 되어서야 다시 억지 시간을 내본게 나에겐 책읽는 사치이다.

얼마전 비욘나티코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읽어내려가며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던 날들이 있었다.

심지어 웃으며 눈물흘리며 멍하니 문장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던 시간들이 있었다.

명상에 관심이 생겼고, 나를 돌보는 홀로인 시간에 소중함을 깨달았고, 아마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시간이였기 때문에 더더욱 깊이 와닿았던것 같다.

해서 다음책으로 시작한 책'나를 돌보는 묵상독서'였다.


이 책은 그냥 가벼운 저자의 독서 기록용쯤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서른여덟편의 독서론과 일흔권의 책이라는 책소개란의 문구 때문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책의 총평을 감히 먼저 하자면, 수십권의 인생교과서 필독서들을 소개하고 안내하는 또다른 필독서의 느낌이다.

이미 읽은책이 등장할때면 반가움에 밑줄이 그어지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의 구절이 소개될때면 나도 모르게 온라인 장바구니에 책을 담고있는 아주 설득력 강한 책이였다.

팥죽할멈의 이야기 책에서도, 비욘 나티코의 이야기에서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이야기에서도 저자는 한결같이 삶을 살아가는 자세, 내마음결에 대한 이야기, 해서 나를 감싸고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고 편안하게 풀어나간다.

나다운나와 소박한 즐거움과 깊은 행복을 누리기 위한 인생의 후반기

각박한 시간들이 초단위로 흐르는 12시간짜리 시계의 틀안에서 나는 얼마나 내시간을 내시간답게 쓰고있을까?

해야만하는 일들이 아니라 하고싶은일들을 하는 시간은 과연 얼마나되는걸까?

저자는 일단 멈추고, 침묵하고 귀를 기울이라한다.

저자는 깊이 바라보고, 사랑하라한다.

지금 이 순간의 참다운 나(True-Self)를 느껴보라한다.

아침 저녁으로 책을 짬짬히 읽어나가면서 다짐해본다.

내가 무너지지않고 단단하게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2024년에는 3가지를 챙겨야겠다.

1. 7시간의 수면

2. 아침독서시간

3. 저녁운동시간

책속 누군가처럼 하루아침 번쩍이는 빛을 보기를 희망해서가 아니다. 주변의 모두를 사랑하고 깊은 평화를 누리고픈 욕심도 없다. 2023년 버거웠던 하루하루들을이 깊숙히 기억되기전에 이또한 지나가고 이또한 성장임을 애써 포장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한해를 되돌릴순없으니 한해를 잘 포장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의 늦은 생각정리들로 주저앉기보다 조금더 힘을 내보려는 애쓰는 하루들이다.

그런 나의 힘겨운 하루하루사이에 찰떡같은 지침서로 와준 길잡이책 '나를 돌보는 묵상독서'였다.

2024년에는 아마 이책에서 소개된 서른여덟편이 독서 목록이 되지않을까 싶다.



"내 고통의 가장 깊은 원천은 나 자신의 정신패턴에 있다. 고통은 외부 세계의 객관적 조건이 아니다. 나 자신의 정신이 일으키는 정신적 반응이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고통의 발생을 그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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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묵상독서 - 품위 있는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
임성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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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마무리하며 읽기좋은책같아요^^ 너무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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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신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0
손보미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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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쯤 이였으려나? 이책을 처음 펼쳤을때가?

어설픈 독서가 고스란히 내 머리속에 어설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우연히 그리고도 우연하게 마주치는 사람들이 우연인듯 우연이 아니게, 딱 그시절 그때 마주해야했던것처럼 나에게도 우연인듯 우연스럽지 않게 재독의 기회가 주어지나보다. 이러한 우연으로 내삶이 변하고있다.

나에게 책을 읽어내려간다는것, 그리고 그 책들을 기록해 나간다는것이 어떤 의미인지 여전히 잘 모르지만, 바쁜 일정중에 굳이 책을 읽을 시간을 스케쥴 속에 끼워넣고, 또 기필코 혼자인 시간을 만들고, 가사없는 음악과 책만을 펼친 시간을 더 만든다는것, 그리고 그 시간을 나는 좋아한다는 것만은 알기에, 만들어지고 펼쳐진 시간속 책이다. 굳이 재독이다.

많은 책들속에서 핀시리즈를 재독하고 있는 이유도 잘 모르겠지만, 읽을때마다 또다른 해석포인트들이 찾아지는것도 재미나고, 바쁜 시간속에서 성취감있게 빠르게 읽어내려가지는 소설이기 때문이 아닐까? 늘강조하는 가독성이 좋은 핀시리즈이지만, 담긴 뜻들은 정말 묵직묵직하고 오랜울림이다. 핀시리즈를 재독할 이유다.

(역시 끄적이다보면 잘 모르던 이유가 알게되는 신기한 글쓰기)

여기 자신의 삶을 완벽에 가깝게 통제해나가고 주변 누구에게나 호감으로 인정받는 한 남자가 나온다.

지나치게 잘생긴 미남이 아니여도 뒤돌아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책의 표현에 따르면 '외모마저 절묘한' 그남자.

그는 일의 포화상태가되어 리플레시가 필요할때면 거침없이 모든일들을 홀딩시키고 자신만의 휴가를 떠난다.

그런 휴가직전 의뢰받은 한사건, 평상시 그였다면 절대 정중히 사과하고 맡지 않았을 사건, 평소와 다른 자신의 모습부터 이 소설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남자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정리되지않은 방과 찹찹찹거리며 큰소리로 밥을 먹는 커다랗고 슬퍼보이는 개와 동거하는 한여자가 나온다. 어릴적 부모의 이혼과 이른 엄마의 죽음으로 나와 친해지지 못하는 아빠와의 삶을 살수밖에 없었고, 게다가 모국을 떠난 삶이였다.

이 둘의 만남은 남자가 맡은 그 사건으로 오버랩되어 만나게된다.




책은 우연과 우연이 쌓이고 쌓여, 겹치고 겹쳐 남자의 인생이 조금 꼬이는듯보였다.

평소엔 맡지 않았을 사건의뢰, 여자에게 잘못 배달온 편지한통. 하지만 그게 다일까?

살아가다보면, 아니 살아지다보면 내가 의도하던, 의도치 않던간에 살아지는 삶을 살고있다면 우연히 만나지는 사람들과 우연히 진행되는 일들이 어디 한둘인가? 나같이 즉흥적인 사람이라면 더더욱 내 길을 찾아가는 순간보다 물줄기따라 그저 흘러가는게 편할때가 많다. 어느순간 내가 뜻한바가 아니라고 힘차게 노를 저어나갈때 오히려 더 힘에 부친다.

삶에 정답은 없다.

꼬인듯보였던 남자의 인생에 오픈 결말인 이 책처럼. 바래본다. 완벽해보이지만 실은 커튼속이 편안했던 남자의 삶이 이젠 널부러진 여자의 방이여도 커튼과 창문을 활짝 열고 지낼수있기를.

지금 당장 내 삶이 불행하게 느껴질지라도, 행복을 위한 마음이 활짝열린채 챗바퀴 처럼 돌아가던 완벽한 삶보단 조금은 헝크러지더라도 그속에서 짜증이 아닌 피식거리는 웃음을 지을수있길.

어떠한 상황을 이루어 행복을 쟁취하는 사람은 없다. 또다른 상황을 위해 또 애써야할 뿐이다.

행복은 어떠한 순간과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행복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찾아올뿐이다.

나는 지금 오늘 이순간 설거지가 쌓인 싱크대를 바라보고 짜증을 낼것인가? 아무도 없는 텅빈 집에 일거리가 쌓이더라도 잠시 커피 한잔과 책을 뒤적거릴시간에 행복을 느낄것인가?

뭐든 정답은 없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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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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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다. 행복하게 잘.

여기에 가장 기본적인 욕구 "살고싶다" 에 온전히 집중하게 하는 책을 만났다.

온몸이 자유롭고, 나의 의지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내 삶을 내가 계획 할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안도하게 되는 건 분명히 행복한 일인데, 우린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서 이 작고 기가막힌 행복을 행복이라 여기지 못한채 살고있다.

작은것에 대한 감사. 소중한 일상들이 모여 작은 미소 하나하나가 모여 가슴 벅차오르는 삶을 꾸릴 수 있을진데, 나는 오늘도 이 소소한 삶을 버겁다 여기고, 힘들다 불평만 하고있는건 아닌지 먼저 반성해본다.

죽을수도 있다는 상황에 처하게된다면, 살고싶다는 욕망이 간절해진다면 사람은, 나는 과연 이성적 사고를 유지해낼 수있을까?

상식적인 사고, 도덕적판단, 양심과 배려 이런 것들은 배고픔과 추위 앞에만 하등 쓸모가 없어진다.

일단, 살고봐야한다.


여기, 친구들과 떠난 여행길, 그 산속에 화물선같은 지하 건축물에 갇힌 사람들이있다.

여섯친구와 사촌형. 그리고 숲속에서 길을 잃어 합류하게된 세명의 가족 모두 열명이다.

들어온 입구, 그리 반대쪽 비상구 총 두개의 출입구가 있지만, 반대쪽은 지하3층을 통해 나갈수있고, 현재 지하 3층은 침수상태

여기에 보태어져, 잠시 머물고 떠났어야할 이곳은 지진으로 유일한 출입구가 막히고, 지하3층까지 차올라 있던 물이 그 수위를 올리고있다.

즉 곧 지하2층 지하1층까지 침수되는 상황. 여기있는 모든이들은 모두함께 익사할 지경에 이른다.

유일한 탈출이라 여겨지는 출입구를 막아버린 거대한 돌을 도르래를 돌려 치워야하는 상황.

하지만 도르래를 돌리는 자는 그 돌이 떨어짐과 지하2층에 갇히는 상황...

아..여기까지만 줄거리를 이야기해도 벌써 다시 갑갑해져온다.

하지만, 숨한번 크게 쉬고 다시....

이런 상황에 놓은 열명의 사람은 갇힌지 하루만에 아홉이된다.

살인이다.

왜? 굳이 이런 상황에서 살인까지 발생이되어야만하는가? 모두들 주변사람들을 믿지 못한채 각자의 방에서 은신 할 수 밖에 없다.

아닌가? 모두 함께 있었어야 했나? 싶게 긴장감 넘치는 전개들...

지하3층부터 차오르는 물의 속도를 계산해 봤을때, 남은 시간은 일주일.

일주일안에 살인범을 찾아 도르래를 돌리게 할수있을까? 과연 찾는다고 그 범인은 자신을 희생하며 순순히 도르래를 돌려 남은 사람들을 살려낼 것인가? 범인을 찾아내는게 이들이 살아나가는데 도움은 되는걸까? 범인을 잘못 유추해낸다면,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한사람을 범인으로 몰아 도르래를 돌리게한다면, 과연 살아나가는 사람 모두는 본인도 살인자라는 죄책감 없이 살아나갈수있는걸까?

소설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초해지는 사람들의 심리를 여러가지 요소들로 표현해낸다.

그리고 살인은... 한건에서 멈춰지지않았다. 도대체 왜?

"극한의 뇌정지, 미친반전!" 이라는 슬로건을 절대 무시하면 안된다.

소설에서 밝혀주는 미친반전에 허걱 하고 당하지 않으려면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한다.

힌트를 준다면, 도대체 이 폐쇄되어 갇힌 공간에서 살인은 왜 일어나는가? 이 사실에 집중하길 바란다.

그리고도 마지막까지 읽어내려가 헉! 하고 당했다면, 너무 오래 그 감정에 머물지 말고 현재에 감사해하자.

나는 이 어려운 선택을 거치지않고,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평소에 나처럼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기피하는 사람이라도 이책은 꼭 읽어보자.

매번 순한맛만 먹으면서 사는건 재미없으니깐? 가끔은 매운맛에 살아있음을 느낄수있는거 아닐까?

충분히 심장 쫄깃하게 읽어내려갈수있는, '기본적인 삶'에 대한 감사함에 가슴을 쓸어내릴수있는, 역시나 우리나라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다운 블루홀식스의 대작 방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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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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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기억에 남을 미친 반전이라니.. 미스터리를 피해왔지만 이건 도저히 피해갈수가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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