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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히말라야 - 설악아씨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문승영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1월
평점 :
트레킹.
들으면 참 낭만적인 단어다.
보통은 험하지 않은 가벼운 산행길이
트레킹 아닌가?
인터라켄 같은 알프스산맥의 작은
도시에 근접해 있는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지역을 산책 삼아 몇 시간 걸어가는
것. 가면서 방목하는 소도 보고 양도 보고.
난 그게 트래킹인 줄 알았다.
예전 스위스 가서 목가적인 가벼운 길을
산책하듯 걸었던 경험, 그게 다다.
중간중간에 있는 철조망 만졌다가 전기에
깜짝 놀란 경험도 생각나고.
방목하는 소나 양이 나가지 못하도록
약한 전기를 흐르게 한다고 뒤에 들었다.
또 생각나는 순례길은 산티아고 순례길 정도.
버킷 리스트에 올라가 있긴 하지만 경험한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그것도 꽤 힘들다 들었는데...
산티아고 순례길
오늘 포스팅하려는 책, <함께, 히말라야>는
스케일이 다르다. 사람이 갈 수 있는 곳 맞나
싶은 그런 험하고 위험한 곳이다.
함께, 히말라야
저자
문승영
출판
푸른향기
발매
2019.11.15.
그런 곳을 신혼여행으로?
산을 얼마나 좋아하길래......
책을 펼치기도 전에 기대가 커보기도 오랜만
이다. 어떤 분이길래, 그렇게 험한 산지를 신혼여행으로 떠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곳은 얼마나 낯설고 멋진 곳인지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
트레킹 코스가 너무나 궁금했다.
전체 거리는 1700 km이고 저자가
2014년 휭단한 곳은 칸첸중가-마칼루-에베레스트 지역
으로 450 km로 저자 부부(?) 와 스태프
10명이 함께 40일이 넘게 걸려 휭단 했다.
그 스케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450 km 면 대충 서울 ~ 부산 거리 아닐까?
근데 평지가 아니다.
히말라야다.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
전기. 수도조차 아주 이따끔 나타나는 곳.
고도 500~1500m로 산소조차 희박한 곳.
영하 15도로 떨어지고 뜨거운 물조차
구하기 힘든 곳.
그런 곳을 정복한 이야기다.
정말 놀라워 뭐라 표현할 엄두가 안 난다.
10 명의 스태프가 동행한다.
안내를 담당하는 가이드와 음식을 준비하는
요리사, 짐을 나르는 포터들로 구성된다.
히말라야 원정대다.
저자의 약력을 본다. 오지 여행 전문가다.
2018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극한의 루트라
불리는 1,700 km의 네팔 히말라야 휭단 트레일을 완주했다.
신혼여행으로 맛보기 450 km를 2014년
다녀오고 이 책을 저술한 이후 전체 루트를
전부 다 휭단했나보다. 존경스럽다.
42일간의 여정이 하루하루 일기의 형태로
기술되어 있다. 하루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5~20 km 정도. 험한 지역을 통과할 때는
5~6 km 밖에는 이동이 안되고, 일기가 불손한 날은 여정을 늦추어야 한다.
지나가는 여정 속에 들르는 네팔 산골의 모습
들이 너무 정겹다. 문명과는 동떨어진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고향의 모습이 느껴진다.
전기조차 없는 곳도 많고, 빨래하나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곳에도 가정이 있고, 사랑이 있고,
삶이 있다.
네팔에서도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읽는 것도 재밌지만 작가가 찍은 수많은
사진들이 너무 재밌다.
흔히 볼 수 없는 그런 사진들이라 귀히 여겨진다.
신혼여행으로 갔지만 아직은 결혼식 전인
저자는 여행 20일차 해발 5,159 m
룸바 삼바 정상에서 프러포즈를 받는다.
얼마나 행복했을까? ^^
너무나 추워 얼른 이동해야 했지만 적어도
그 순간만은 수십 캐럿 다이아몬드를 받는 것
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생각 든다.
40 일차 오후 4시.
아찔했던 신혼여행의 종착지 루클라
(2,800m)에 무사히 도착함으로써 긴 여정은
끝이 난다.
41일차.
카트만두로 돌아오며 이제 일행은 헤어짐만
남았다. 함께 먹고 자며 고통을 나눈 10명의
동행들과의 헤어짐이 얼마나 섭섭했을까.
거의 가족 같은 기분 아니었을듯싶다.
이건 내가 감히 따라 할 수 있는 여정이
아니기에 책으로나마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아직 네팔을 못 가봤는데 히말라야 입구까지
라도 가서 그 느낌이나마 가져보고 싶다.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은 이 책 한번 읽어보시라.
감히 따라 하겠다는 생각은 안 들겠지만,
히말라야의 자연과 고산 산악지대 삶의
순수함, 그리고 자유의 삶에 대한 대리 만족은
충분히 느끼실거다.
너무나 좋은 내용이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
-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을 서술한것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