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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평점 :
소설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가 정말 실화인지, 아니면 지어낸 이야기인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정말 이런 아버지의 모습이 존재할 것만 같은 아버지의 모습이랄까. 열네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집안의 가장이 되어 소를 끌고 쟁기질을 해야 했던 아버지. 텅빈 집안 구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았던 글귀가 있다.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
"언진가 소 새끼 한마리가 젖을 빨다가 미끄러져 다리가 분질러지더니 주저앉아 걷는 법을 잊어버리고는 앉은뱅이가 되더라. 붙들고 있지 말어라. 어디에도 고이지 않게 흘러가게 둬라.
현실의 삶에 힘들어하고 있는 친구들과 또 가족들, 앞으로의 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고 나에게 있어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때론 너무나도 엄격하고 차가운 모습에 원망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버지의 삶의 방식에 대해, 지금까지 살아온 생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고 알아가는 단계인것 같다.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채 먼지 한톨로 사라질 이 익명의 아버지에게 가장 가까이 가서 이제라도 그가 혼잣말로 웅얼거리는 소리까지 죄다 알아듣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