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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 금융상식
옥효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10월
평점 :
일단,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제목에 나온 그대로, 왠지 이런걸 물어보면 무시당하거나 부끄러울 것 같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신용점수, 대출, 보험, 계약 등 많이 회자되어 기초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실은 살아가며 잘 알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서문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요즘 중학생들이 어떤 과목들을 배우는지 잘 모르지만, '금융' 또는 '경제'가 없는 것은 확실하다 (너무 이르다고 불편해 할 사람들이 많을테니 초딩 친구들은 논외로 둔다 ^^;;) 고등학교 가서야 선택 과목으로 '경제'가 들어가는데, 당연히 선호도가 높지 않다. 물론 대학교에 가서도 본인이 관심을 갖지 않는 한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어렵고, 금융에 대해 일찍 눈을 뜬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모님을 비롯한 다른 가족들에게 조언을 구해도 명쾌한 답을 듣기 어렵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도 잘 모르니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에 대한 무지는 대물림되기 쉽고, 상당히 늦은 나이까지 금융문맹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보유한 자산가치가 하락하니 더 가난해질 수 뿐이 없다'라는 식의 어려운 논리를 통해 이런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지 않다. 진짜 문제는 이들이 스스로나 세상에 대해 판단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대체 부자는 어떤 사람들이고 금융은 무엇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투자를 해야할 지, 말아야할지에 대해 최소한 고민해 볼 기회는 줘야하지 않을까?
이 책은 고민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추천해 줄 만한 책이다. 125485120원을 쉽게 읽는 법 (16pg~) 과 같은 상식부터 부동산 계약 시 유의할 점 (262pg~) 과 같이 다소 깊은 내용
까지 8개 정도의 챕터에 알짜 금융상식들이 담겨 있다. '알짜'라고 표현할 수 있을만큼 실생활에서 많이 언급되고 미묘하게 궁금한 주제들이 잘 선별된 느낌이다. 뭐든지 기본적인 것이 가장 어려운 법이니까, 저자가 상당히 심사숙고하여 선별했을 것이라고 감히 예측해 본다.
이 책의 다른 장점은 '쉽게 이해되는 예시'이다. 간혹 어떤 글들은 난해한 예시를 들거나 '나 이런 것도 안다~'는 류의 자랑용 예시를 들어 이해를 돕기는 커녕 더 저해하기도 한다.
이 책의 여러 예시들은 특별하지 않지만 '좋은 예시의 정석'에 가깝다. 예를 들어, 정기 예금과 정기 적금을 비교한 예시 (90pg~) 는 핵심만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책을 리뷰할때는 프로 불편러에 가까운 나도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심지어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인 '세금내는 아이들'의 마저도 흥미롭고 신선했다. 저자의 이전 작이자 유튜브 채널과 동명의 책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으로 서평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참고로, 저자인 옥효진 선생님은 대세 예능 프로인 '유퀴즈'에까지 출현했다. 책을 읽고 저자가 궁금해진 나와 같은 사람은 꼭 찾아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