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뎐 不動産傳 - 역대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재판하는 법정소설
김용민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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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뎐'에 어울리는 표현은 바로 이 표현일 듯 싶다. 프롤로그만 읽었는데도 머리가 아득해졌다. 게다가 500페이지도 넘는 분량을 마주하니 약간의 공포감(?)이 밀려왔다.

나는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재화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각별한 의미를 갖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내집 마련 여부가 인생의 성패와도 비견되는 현상을 떠올려보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은 가급적이면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해보고 싶은 주제이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이나 역사적 흐름에 대해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는 꽤 높았다. 명작 '역사소설'을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를 배워나갔던 과거 경험 때문이었을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책에 대한 나의 단상을 단어로 표현하자면 '지나침' 과 '불편함' 이다.

이 책의 부제는 '역대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재판하는 법정소설' 이다. 작가가 '소설'이라는 장르에 충실하고자 했을 수도 있고, 부동산 정책이라는 소재가 대중에게 딱딱할 수 있으니 이를 재미있게 풀기 위한 장치가 필요했을 수 있다. 그런데 '우주법정'이나 '우주대왕' 과 같은 난해한 배경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좌빨', 'x빠' 등의 온라인 상의 혐오글에나 등장할 법한 자극적인 단어들은 책의 격을 올리는데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외에도 책 전반에 배어든 편향과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으로 오해될 수 있는 표현들은 역시나 지나치거나 불편하게 느껴졌다.

또한, 대왕과 지킴(작가 스스로를 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캐릭터)을 통해 각 대통령들과 그들의 정책에 대해 원색적으로 쏟아내는 평가 역시 다소 불편했다. 물론 비평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일부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과 성급하게 일반화한 내용들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웠다.

반면, 역대 대통령들의 부동산 정책을 시대적 배경과 함께 풀어내려간 것은 인상적이었다. 역임한 순서대로 기술되어 있어 정권 간의 비교나 정책 간 연결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설명되고 있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초 기대했던 바와 같이, 이러한 방식이 전면으로 부각되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어찌보면 '부동산뎐'은 학술적인 글이 아닌 소설이다보니 정치적으로 정당하거나 모든 면에서 대중이 불편해하지 않을 책일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시기에 '역대 대통령들의 부동산 정책을 이에 정통한 학자가 다룬 글'이라는 틀을 씌워보면 이 결과물은 아쉬운 점이 많다. 나와 같은 대중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유사한 컨셉의 책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저의 주관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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