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주의 神신 100법칙 - 수익 올리는 묘미 싸운다면 반드시 이긴다
이시이 카츠토시 지음, 전종훈 옮김 / 지상사 / 202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엊그제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렸다. 재테크라면 저축과 연금 정도만 알고 평생을 살아오신 분들이라 자식이 투자 공부를 한다는 소식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한편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후배 놈은 주식은 박스피는 이제 재미가 없다며 요즘은 코인을 한다고 했다. 나는 부모님의 조언에는 공감하기 어려웠지만, 후배의 코인 투자를 장려할 용기도 나지 않았다.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생각하는 바가 정말 비슷하지만, 정반대로 생각하며 사는 이들도 많다. 떡락을 주장하는 이와 떡상을 주장하는 이가 서로 영향을 주며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배타적인 태도는 새로운 기회를 접할 경로를 제한한다. 이것이 내가 개방적이려고 노력하는 이유이다.

각설하고, 이 책의 키워드인 '세력주'는 어떤 자본이나 세력에 의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주식을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세력'이란 대개는 기관 투자자와 같이 규모 있는 투자를 하는 이들로부터 만들어진다. (물론, 개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세력주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그것을 투자에 이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의 매력포인트는 상당히 위험해보이고 남들이 잘 고려하지 않는 이런 투자 방식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에 관해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개미 vs 기관' 에 대한 논쟁을 한번쯤은 접해 봤을 것이다. '개미 투자자는 기관 투자자를 이길 수 없다' , '결국 개미 투자자는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없다' 등 이 논쟁의 단골 주제와 함께 많이 거론되는 명제는 '개미 투자자는 기관 투자자의 방식을 따라 해서는 안된다' 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러한 주장을 교묘히 꼬아 놓은 형태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저자는 오히려 기관 투자자 등 세력을 만드는 이들의 양태를 분석해 역으로 이를 활용하는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런 방법론이 거북하게 느껴졌다. '투자라면 자고로 느릿느릿 정도를 따라가야지'류의 사고에 갖혀있던 나는, 저자가 맘이 급한 이에게 지름길이랍시고 가시덤불 투성이인 길을 알려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대체 세력주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게 작전주와 다른 것이 맞는지, 애당초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었다. 어쩌면 투자에 대해 덮어놓고 부정적이신 부모님의 마음과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며 이런 오해는 상당 부분 풀 수 있었으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저자는 효과적인 논증을 위해 다수의 실례를 설득력 있게 활용하고 있다. 또한 군더더기 없고 비교적 명료하게 100가지나 되는 개별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각 주제별 할당된 페이지 수는 2~3페이지 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지만,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가 모호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조언 중 상당 부분이 '큰 성공을 위해서는 ~를 하라'보다는 '큰 실패를 피하기 위해 ~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표방하는 방법론에 대해 매우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과는 사뭇 다르게, 방법론에 접근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다소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기에 일본의 사례를 담고 있다는 점, 그리고 개별 주제에 대해 명료하게 기술하는 것을 지나치게 추구한 나머지 어떤 부분은 설명이 불 친절하고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을 들 수 있겠다.

나의 투자 스타일과 저자의 방법론은 너무도 다르다. 그렇기에 이를 표방하여 투자에 임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하는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다.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역으로 활용하여 투자에 접목시키는 방식이 나의 투자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군가 이 책에 대해 물어본다면 나는 투자를 접근하는 시각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줄 생각이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저의 주관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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