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쓰고, 함께 살다 - 조정래, 등단 50주년 기념 독자와의 대화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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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

더 쓰지 못 하는 이유. 100쪽

올해가 조정래작가의 글 인생 50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해냄출판사에서 독자들의 질문을 통해 작과와 <즐겁고 솔직하고 진지화 대화를> 하기 위한 이벤트가 2월경에 공지가 되었답니다.

20대 후반 늦은 나이에 태백산맥을 읽고 넋이 나간채로 살았고, 역사인식이 너무 과도하게 격앙되어서 한 동안 정신을 못 차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이벤트에 신청했는데, 당첨이 되었습니다^^

당첨이 되어서 신기하고 기뻤는데, 작가님이 직접 사인을 해준 책과 편백나무로 만든 독서대가 함께 선물로 와서 거의 쓰러질 정도로 감동하고 아내와 애들에게 자랑질을 많이 했죠^^.

물론 책에는 저의 질문도 있었습니다.ㅎㅎ 아주 남다른 경험이며, 소중한 인생경험이 되어버렸네요

내 이름이 나온 첫 책?!^^

<민중을 향하는 문학정신>

「태백산맥」을 읽다 보니, 선생님께서 소설 속 민중들의 어떤 부분을 가장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잡초처럼 끈질기게 살아가는 힘을 그리고 싶으셨던 건지요. 작품 중에서 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으십니까?

그런데 조정래작가님의 민중을 향한 마음은 더 처절한 표현이었습니다.

민중- 그 서러운 존재들. 인간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99퍼센트를 형성해 가며, 가장 많은 일을 해내고, 가장 큰 성과를 이루어내고, 그러면서도 가장 천대받고 심하게 짓밟혀온 목숨들. 그러나, 죽음의 낭떠러지에 몰릴 때까지 인내하고 인내하다가 최후의 순간에 한덩어리로 뭉쳐져 뜨거운 불길로 폭발하며 인간사를 뒤집어 바꾸는 불가사의한 존재들. 긴 인간사에서 무수하게 부침을 거듭한 숱한 왕조들의 운명을 좌우한 수수께끼의 존재들

참 의미있는 구성으로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정말로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조정래작가님의 답들입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작가 스스로의 글에 대한, 소설에 대한, 인새에 대한, 민족에 대한, 사회에 대한 고민들이 정제된 표현으로 아주 강렬하면서 솔직하게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10년 전 40주년 때 「황홀한 글감옥」을 엮었으니까 이번이 두 번째 대화집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 내용은 전혀 다르다. 그 두 권을 합하면 '작가 조정래'에 대해서 한결 더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문학관·역사관·사회관·세계관·문학론 등을 꾸밈없이 말하려고 했다.

그리고 작가님은 밀당의 고수입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면서 곤혹스러운 질문에는 되받아서 다시 질문을 독자들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어려운 퀴즈를 내주시더군요^^. 문제는 맞추지 않아도 되지만, 상품이 너무 거합니다. 그래서 다시 태백산맥10권, 아리랑12권, 한강10권을 읽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귀중한 책들을 읽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문제이니 말입니다.

어쨌든 여러분도 조정래 작가님과 한 번 만나보기 바랍니다. 책을 통해서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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