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터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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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괴테의 파우스트를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책을 받고나서 디자인도 약간은 추리소설 같기도 했지만, 두꺼운 책이 괴테의 소설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라고 생각을 했다.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하고도 오히려 자살 충동을 느낄만큼 우울과 환멸에 빠진 파우스트 박사

의뭉스러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제안을 그는 기꺼이 받아들인다.

나의 종이 되어 내가 원하는 것을 전부 하게 해 달라. 하지만 내가 어는 순간을 향해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말하는 즉시,

"어느 순간에 집착하는 즉시"

나의 영혼은 영눤히 너의 것이 될 것이다 라는 것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회의에 빠진 인간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고 장담하며 주님(신과) 내기를 건다.

마침 파우스트는 학문의 한계성을 절감하고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 한다.

그때 메피스토 펠레스가 나타나 쾌락적 삶을 선사하는 대신 영혼을 넘겨받기로 파우스트와 계약을 맺는다.

~~~~~~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괴테의 파우스트와 궤를 같이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을 통해서 괴테작품도 이해가 되었다.

소설을 시작하면서도 '과연 이런 소설속의 내용이 현실로 다가올 날이 얼마나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까?

라는 질문을 해봤다.

그러한 공상과학의 영화는 많이 나와서 영화를 통해 인간이 인간을 통제하는 것을 낯설지 않았지만

소설을 통해서 보는 그 미래는 또한 느낌이 다르게 와닿았고

시각으로 보는 순간의 공포보다

눈으로 들어오는 문자를 해독하는 공포가 더 길게 남았다.

소설이라 그런지 별다른 작가의 설명이 없이 시작하지만, 정말 한 순간도 쉴틈없이 긴장을 주면서

독자들을 소설속으로 끌어들이는 느낌이었다.

김호연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한번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은 목차없이 4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장의 제목도 없다.

그래서 나름대로 장의 제목을 만들어봤다

1장. 파우스트와 파우스터, 파우스터 깨어나다

2장. 파우스터를 제거하기 위해 반격

3장. 메피스토 권력을 잡기 위한 파우스터들의 싸움

4장. 파우스트와 파우스터의 영원한 자유

제목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네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대충

작가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고 책표지에서 설명한다.

메피스토 코리아지부를 담당하는 케빈허. 그리고 대한민국 정재계를 선도하는 여러명의 거물들

그들은 모두 노인들이다. 권력과 돈은 많지만 젊음은 이제 점점 사그러들고 있다.

그런 그들의 욕망을 젊은이들의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회춘시스템을 메피스토가 제공한다.

그들은 회춘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던질 수 있는 몇 안되는 부자들이다.

파우스트 들중에 거물 파우스트인 태근은 야구선수 준석을 통해서 다시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데

준석이 자신이 파우스트의 조종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복수해 나가는 과정이다.

ㅎㅎ

p. 45 신은 먼지의 형상으로 인간을 비웃는다. ... 신은 영원으로 늙음을 비웃는다. 네가 얻은 깨달음과 업적, 진리와 통찰 따위 한 줌의 숨결에 지나지 않다는 걸. 그 한 줌의 숨결을 간단히 막아버릴 수 있다는 걸 연신 일깨워준다.

p. 73. 머릿속 거머리만 제거하면 내 삶을 되찾을 거라 여겼다. 하지마 이건 인생 전체를 건 싸움이 될 판이다. 지수가 죽고 나는 내 몸의 반이 잘려간 느낌으로 살아왔다. 남은 내 몸의 절반마저 놈들에게 빼앗길 것인가, 아니면 그 절반으로 지수의 복수를 하고 자유롭게 살것인가였다.

p. 145. 당신은 누군가 날 조종한다고 했고 거기에 내가 대들면 쓸모없어진다고 했어. 하지만 세상 이치는 그렇지 않아. 자신이 조종하는게 마음대로 안 되면 오히려 흥미가 생기지. 더 마음대로 하고 싶고,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지. 즉 날 조종하려는 사람에게 나는 더 큰 쓸모가 있게 되는 것야.

한 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던 은퇴 노인들이 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젊음을 다시 체험하기 위함만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남아 있는 자신들의 권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쓰며 얻는 쾌감이 이 시스템의 핵심 중 하나인데,

그걸 막는다면 누가 이 게임을 하겠는가?

p.163.

p.216 게임의 법칙을 넘어서는 걸 막는 게 게임회사의 법칙이다. 결국 이것도 메피스토가 짠 판 안의 게임이다. 남선은 잠시 만끼했던 전능함이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쾌감임을 자각했다. 그래서 파우스트이리라. 신이라면 그 전능함을 영원히 구사하겠지.

p.385 은밍느 자신의 성취와 기쁨을 온전히 느끼기도 전에 그것이 남이 퍼준 밥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대로 있다간 계속 퍼준 밥만 먹으며 돼지처럼 사육되겠디. 하지만 배부른 돼지란 건 크게 욕심내지 않은 행복한 삶일지 모른다. 게다가 자신은 그림도 그리는 돼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마치 시한 부 인생을 선보받은 듯했다.

진실을 안다는 건, 실감한다는 건 생각보다 더 괴로웠다.

단순히 행복한 상황이 무너질까봐 두려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나로 살지 못한다는. 내 온몸이 마리오네트처럼 줄에 매달린 채

허공에 매달려 있다는 고통이 엄습했다.

p. 407 은민이 파우스트의 통제를 영원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 중

p.497 괴테가 "파우스트"를 마지막으로 정리한 게 그의 나이 여든두 살 때였어. 마치 우리가 파우스트를 졸업하듯. 그도 이야기를 완성하고 1년 뒤 숨을 다했디. 태근, 나는 이제 여한이 없다. 나 역시 괴테처럼 1년 뒤에 이 생을 마감하고 싶구나. '순간이여, 멈추어라!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읊조리고 사라질 때가 된 게야.


소설은 반전의 반전으로 끝나죠

주인공 준석을 파우스터로 만들고 젊음을 만끽하던 괴물 파우스트인 태근조차도

미국에서 이 메피스토 시스템을 만든 기업의 창시자인 샤른 오즈라는 100살이 넘은 미국 괴물의 파우스터였다는 것이다.

이제 소설이 정말 궁금하죠^^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에서도 나에 대해서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 이끌려 사는 상황도 어떻게 보면 파우스터들과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소설을 통해서 현실을 뒤돌아보고 미래를 보고

나를 위해서 사는 인생을 깊이 있게 생각해 봅니다.

김호연 작가님, 위즈덤하우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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