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DNA 부호를 넘어서는 유전적 영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 조부모의 삶, 그분들이 어떤 공기를 마시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스트레스를 받았는가에 따라 내 삶도 달라진다. 내가 그 삶을 겪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이를 ‘세대간transgenerational‘ 영향이라 한다. 스웨덴 북부 오지에서 수행된 연구에서 이러한영향이 관찰되었다. 외베르칼릭스 지방의 출생·사망 등록부에 실린 자세한 기록에따르면, 친조부모가 9세에서 12세 사이에 밥을 적게 먹었을 경우 손자녀의 수명이더 길어진다고 한다. 이 영향은 같은 성별에게만 미쳤다. 할아버지의 식사 습관은 손자의 수명에만 영향을 미쳤으며 할머니의 식사 습관은 손녀의 수명에만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영향은 ‘후성적epigenetic‘ 메커니즘 때문일 수도 있다. 유전자 자체의돌연변이나 변화가 아니라 유전자를 켜고 끄는 방법이 세대간에 전달된다는 것이다. 인체가 유전부호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밝혀내기 위한 인간 에피게놈 프로젝트Human Epigenome Project가 현재 진행 중이다. - P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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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개수를 과대평가한 이유는 유전자가 게놈에 고르게 퍼져 있으리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이 가정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13번 염색체 · 18번 염색체.X염색체 등 유전부호가 수백만 염기쌍에 달하면서도유전자는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부위가 있었다(우리는 이들 부위를 ‘사막desert‘ 이라 이름 붙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19번 염색체처럼 유전자가밀집해 있는 부위 또는 염색체도 있었다. 이러한 분포는 신비로웠다. 이것이 인간의 진화에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의문이 들었다. -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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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이 아침 이 자리에서 그의연설을 들어본 바로는, 게놈 혁명이 미칠 영향 가운데 대통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유전자 차별입니다. 유전자 결정론에 따라 사회적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결국과학에 패배할 것입니다. 하지만 게놈 발견으로부터 최대한 의학적 혜택을 얻어내려면 유전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합니다.
인간 게놈을 해독하면 생명의 신비가 사라져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시인들은 게놈 염기서열 분석이 ‘영감을 고갈시키는 환원주의의 사례‘ 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터무니없는 생각입니다. 우리의 유전부호를 이루고 있는 것은 생명이 없는 화학물질입니다. 이로부터 측량할 수 없는 인간 정신이 생겨나는 복잡하고 신비로운 과정은 앞으로 영원토록 시인과 철학자에게 영감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 P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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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놈 경쟁이 막바지에 들어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대통령이 국정 연설을 하는 동안 힐러리 옆에는 콜린스가 앉아 있었다. 나는 관심 밖으로 밀려난 듯했다. 제8차 밀레니엄 강연이 다가오자 내게 게놈에 대한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하지만 랜더가 와이 강 회의에 참석하더니 이틀 뒤에 내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나는 초청받지도 못했다.
1999년 10월, 백악관에서 랜더는 ‘정보과학과 유전체학이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그러고는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인간 게놈 정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있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클린턴은 모든 사람이 유전적으로 99.9퍼센트 동일하다는 말에 특히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0.1퍼센트밖에 다르지 않은 사람들끼리 (・・・・・…) 그토록 많은 피를흘렸다는 말인가?" - P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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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분야는 기존 전문가 층이 얇으며, 확립된 분야라 해도 이름난 연구자들은 검토할또는 꼼꼼히 검토할 시간을 내지 못한다. 그러면 전문가들은 ‘연구 분과study section‘ 라는 집단을 형성한다. 미국 생의학 연구는 베데스다의 허름한 호텔에서 검토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서 동료 검토자들은연구 제안서에 1.0(완벽함)부터 5.0 (지원불가)까지 평점을 매긴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1.5점 이상은 연구비를 받기 힘들다. 연구 제안서가 탈락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검토자 여남은 명 가운데 한사람 이상이 해당 분야나 연구자나 기관이나 연구 방법을 싫어하면 된다.
검토자가 신청서를 쓴 연구자를 존경하거나 해당 분야를 높이 평가하는경우라도,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는 상대방의 신청서를 떨어뜨리면 검토자 자신의 연구실이 연구비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마찬가지로 검토자 자신의 연구실에서 가능성이 없다고 퇴짜를 맞은 새 연구 방법이 다른곳에서 쓰이는 일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비난을 퍼붓지 않고서도 경쟁자의 연구비 신청서를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다.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거나 마지못해 칭찬하기만 하면 그만이다. (…)

동료 평가에는 근본적인 딜레마가 있다. 검토자들이 원하는 건 새로우면서 동시에 훌륭한 학문이다(‘훌륭한’ 학문은 현실성이 있는 학문을 뜻한다). 하지만 새 아이디어는 실험을 해보기 전까지는 ‘훌륭한‘ 학문인지 아닌지를 할 도리가 없다. 검증되지 않은 방법, 참신한 아이디어. 독특한 통찰력을 지닌 이들은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해 야 한다. 나는 인간 게놈의 규모에 적용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새로운 방 법을 내세우고 있었다. 적용되더라도 염기서열에 작은 빈틈을 많이 남길 수도 있었다. 둘 다 내가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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