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성주의 책을 포함해서 모든 책을 비판적으로 읽는다. 여기서 비판적이라 함은,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고 읽는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읽는다고 해서 감동이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절대적인 믿음이 아니라 상대화해서 해석해 가며 읽는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주의는 말년에 마르크스가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여러 방향으로 내파하고 파생했다. 푸코나 알튀세르가 ‘보충‘한 마르크스주의가 있고, 정신분석이나 섹슈얼리티 이론으로 재해석한 빌헬름 라이히가 있으며, 마르크스주의와 협력하고 갈등하고 마르크스주의를 비판하고 전유한 페미니즘 이론이 있고, ‘제3세계 이론‘이나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은 탈식민주의에 영향을 주었다. 마르크스주의 인류학, 문예 이론, 과학사 등 마르크스주의의 위치와 형태는 다양하고 변화를 거듭한다. 물론, 이것도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이고 페미니즘 입장에서 보면 마르크스주의의 위상은 또 다르다. 공적 영역만을 사회로 한정한 자유주의와 마르크스주의를 비판하면서 나온 급진주의(radical) 페미니즘에서 볼 때 마르크스주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자유주의와 ‘같은 처지다. 근대성을 성찰할 때도 마르크스주의와 자본주의는 함께 비판대에 오른다. 한마디로, 독자적인(singular) 미르크스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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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게놈에서 질병 · 장애 · 쇠약과 관련된 DNA 패턴을 찾는 연구자들이 항상 나쁜 소식만 전해주는 건 아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CETPCholesteryl ester transferprotein라는 유전자에서 "1405V에 대한 VN 동종 접합"이 있다고 들었다. 내가 90세이상 장수할 수 있는 변이형을 지니고 있으며, 늙어서도 정신이 맑고 좋은 기억력을유지한다는 뜻이다. 이 변이형의 중요성을 밝혀낸 것은 앨버트아인슈타인 의대의 니르바르질라이 Nir Barzilai 연구진이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장수와 관련이 있다고주장했다. 95세가 넘은 아슈케나지 유대인(유럽) 후손 158명을 조사한 결과, 이 유전자 변이형을 지닌 노인들은 변이형이 없는 노인과 달리 두뇌 기능이 정상인 비율이2배 높았다. 연구진은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내 유전자 변이형이 만드는 단백질은 ‘콜레스테롤 에스테르 단백질‘이라는 또 다른단백질을 변형해서 지방과 단백질(지질단백, lipoprotein) 입자에 들어 있는 ‘좋은‘ HDL과 ‘나쁜‘ LDL 콜레스테롤의 크기를 바꾼다. 100세 이상 사는 사람들은 CETPVV가 있을 확률이 보통사람보다 3배 높았으며, HDL과 LDL 지질단백의 크기가 대조군보다 현저히 컸다. 콜레스테롤 입자가 크면 혈관을 막을 가능성이 줄어드는 듯하다. 따라서 심장마비나 심장발작의 가능성이 줄어든다(물론 이 유전자와 연관된측면에서만 그렇다). CETP VW 변이형의 효과를 흉내 내는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고령사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 P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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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생물을 이미 많이 발굴해 놓았다. 이탄 늪에 사는 메틸로코쿠스 캡술라투스Methylococcus capsulatus는 온실 가스인 메탄을 순환시킨다. 로도프세우도모나스 팔루스트리스Rhodopseudomonas palustris는 흙 속에 살면서 이산화탄소를 세포물질로 바꾸고 질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하며 수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니트로소모나스 에우로파이아Nitrosomonas europaea와 노스토크 펀크티포르메Nostocpunctiforme도 질소고정에 한몫한다. 여러 바다 미생물 가운데도 탈라시오시라 프세우도나나 Thalassiosira pseudonana는 탄소를 바다 깊숙이 끌어내린다. 이들은 모두 우리의 병든 지구를 치료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지식수준으로도 새로운 종의 염색체를 설계하고 화학적으로 조합해서 최초의 자기복제 인공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대안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 P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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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조상에 들어 있던 키나아제를찾아냈으니, 수십억 년 전에 생물이 세 가지 계로 나뉘기 전에도 이들 단백질군 가운데 몇 가지가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었다. 마법사 2호는 기후 변화에 대해서도 또 다른 흥밋거리를 던져주었다. 바다의 일부 구역에 사는 생물은 다른 곳에 사는 생물보다 체내에 탄소가부족하다. 예전에는 이들 바다 생물의 개체 수가 해당 수역에 있는 영양물질의 양에 따라 정해진다고 생각했다. 개체 수가 많은 까닭은 물속에영양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지 모른다. 어떤 바다에서는 세균 바이러스(파지)가 실제로 미생물 개체 수를 적게 유지하는 듯하다. 이러한 연관성을 제대로 이해해 바이러스를 억제하거나 박테리아가 파지의 공격을 이겨내도록 저항력을 길러줄 수 있다면, 훨씬 많은 생물이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기후 변화를 줄일 수 있다. 새로운 발견은 놀라운 가능성을 낳는다. - P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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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연구한 단백질 가운데 특히 흥미로운 것은 키나아제였다. 키나아제는 인체에서 가장 기본적인 세포 기능을 상당수 조절한다. 이들은 인산염 화학물질군과 결합해 단백질과 세포 내 작은 분자의 활동을 조절한다. 이들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암 등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핵심적인 연구 대상이다. 예전에는 생물계마다 다른 키나아제가 있는줄 알았다. 인간의 세포는 진핵세포 단백질 키나아제(ePK, eukaryote proteinkinase)를 이용하는 반면, 박테리아는 히스티딘histidine 키나아제를 이용한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유사 ePK 키나아제가 박테리아에도 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는 히스티딘 키나아제보다 더 많았다. 또한모든 키나아제군에서 열 가지 핵심 단백질이 모두 똑같은 특징을 지니고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로써 이들 특징이 키나아제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P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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