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편향은 착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쉽게 함정에빠지고, 수정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자신의 습관에 무지각하다는 사실에 무지각하다.
 타인의 습관은 쉽게 알아채도, 본인의 습관은 눈치채지 못한 채 당당하게 살아간다. 최대의 미지未知는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실험 결과, 학생들은 영리하다고 설명한 생쥐가 학습 성적이 높다는 결과를 교수에게 제출했다.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런 데이터가 나온 것 이다. 왜냐하면 영리한 생쥐에게는 애착을 느끼고 소중히 다룬 데 반해, 멍청하다고 들은 생쥐는 대충 다루는 경향이있었기 때문이다. 정성 어린 대접을 받은 생쥐는 스트레스가 적어 학습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이처럼 제삼자의 기대가 당사자에게 가져오는 효과는, 이실험을 시행한 교수의 이름을 따 ‘로젠털 효과‘ 혹은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부른다. 피그말리온이란 그리스 신화에나오는 키프로스 왕의 이름으로, 그는 자신이 상아로 조각한 여인상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자 아프로디테 여신이 그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그는 그 여인과 결혼할 수 있었다. 즉 피그말리온 효과란 간절히 원하면 실현되는 효과를 말한다.

 연구실 외에서도 이런 현상은 폭넓게 나타난다. 공부를제법 잘하는 학생은 교사가 높은 기대를 가지고 정성스레지도하고, 또 학생 측에서도 그에 부응해 노력하기 때문에실제로 성적이 올라간다. 거꾸로 기대를 받지 못한 학생은방치되기 십상이라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후자의 마이너스 효과를 ‘골렘 효과golem effecti‘ 라고 한다.

의료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치료될 가능성이 있다고진단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치료에 전념하고, 또 간호사도 열심히 돌봐주기 때문에 회복할 확률이 더 욱 높아진다.
반대로 치료된다는 기대가 높았지만 실제로 낫지 않은경우에도 환자는 주치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괜찮아졌다˝고 허위로 보고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를 ‘호손 효과Hawthrne effect‘라고 하며, 이런 경우는 치료에 방해가 되기 도 한다. 

 생선 요리는 머리를 왼쪽으로 두면 더 식욕을 돋우고, 책 이나 포스터는 좌측에 일러스트를 두면 자연스럽게 머리에들어온다. 슈퍼마켓의 미끼 상품은 좌측 선반에 두면 더 잘팔린다.
 이러한 뇌의 습관은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이나 화장을할 때 힌트가 된다.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주로 상대방이 볼 때 왼쪽 시야, 즉 내 입장에서는 오른쪽에 시선이

집중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한껏 멋부린 보람을 느끼고싶다면 중요한 건 오른쪽이다.
 다만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면서 화장을 하면, 나의 왼쪽 모습에만 신경을 빼앗기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거울에 비친 상像은 반전된 모습이라는 걸 잊지 말자.

‘잊어버리기를 염원하는 건 계속 생각하는 것과 같다. 아니, 생각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 실험에서 북극곰에 관해 생각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시간을 설정하면 북극곰을떠올리는 횟수가 3배 많아졌다.1 기억하는 것은 노력할 수 있지만, 잊는 것은 정신 집중이나 노력만으로 할 수가 없다. 힘든 경험이나 헤어진 사람,
잃어버린 물건을 잊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오히려 잊기힘든 것이 우리 뇌의 특성이다. 게다가 이 효과는 수개월에걸쳐 지속된다.2힘든 일이 생기면 무리해서 잊으려 노력하기보다 취미다운동 등으로 정신을 분산시켜 기억을 방치하는 것이 ㄴ 방법이다. 그다음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이런 리바운드rebound 효과는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도발생한다.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빠져버리는 금단의 사랑,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수록 실패하는 다이어트를 떠올려보자.

 테스트 효과는 즉각적이다. 공부할 때는 요약본을 만들면서 외우는 것보다 테스트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박식한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수다쟁이인 것을 기억해보자. 타인을 향해 출력하면서 기억을 강화하는 것이다.

 뇌는 수중에 들어온 대상에 애착을 느끼고, 손에서 놓아 버리는 것에는 거부감을 느낀다. 새로운 것을 손에 넣는 쾌감보다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는 불쾌감에 더 민감한 이 경향을 보유 효과‘라 한다.

 사람은 모든 것을 유형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유형화 의 화살은 자신을 향하기도 해서 특히 마이너리티에 속한 사람이라면 고독감이나 패배감, 차별받는 사회적 지위 같은
‘주변 사람이 우리를 열등하게 본다‘는 비굴한 기분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부정적 고정관념은 자기상像에 대한 저주로 작용해 상대방의 사소한 발언이나 표정에서도 적의나 악의를발견하게 만든다. 과민한 피해 의식으로 의한 정신적 피폐는 행복감뿐 아니라 지적 능력마저 저하시킨다.

 이처럼 나에게만 해당한다‘ ‘나를 위한 말이다‘라고 믿는경향을 바넘 효과‘라 하는데, 별점이나 혈액형 점 등에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말하는 사람이 그 분야의 권위자 이거나, 내용이 긍정적이면 효과는 배가된다.2 이는 상담받을 때 유효하다. 특히 상담해주는 사람 입장에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경우라면 한 문장 안에 상반되는 두 가지 성격을 집어넣으면 효과적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는 말 그대로 자신의 전부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자신의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세상 이외의 ‘세상‘은 알 길이 없다. 그러니 우리 뇌는 자신이 맞는지틀렸는지를 다른 것과 비교해가며 판단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뇌는 가끔 자신감이 넘치기도 한다. 아무리 겸허하고, 아무리 소심한 사람이라도 당당히 자신만의 상 식‘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상식은 입장을 바꾸면 ‘비상식‘이 된다.
 우리에게 얼룩말은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 이지만, 흑인에게 물으면 ‘검은 바탕에 흰 줄무늬‘라는 정반대의 대답을한다. 검은 피부에 하얀색으로 화장하는 문화권에서는 발상이 역전되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얼룩말의 서식지는 아프리카이니 검은바탕에 흰 줄무늬가 더 옳다고 할 수도 있다. ‘옳다‘라는 가

치는 그 사고방식에 얼마나 오랫동안 익숙해왔는가에 따라격정되므로 개인이나 사회가 달라지면 완전히 무너지게 마련이다.
결국 옳고 그름이란 궁극적으로 호불호 문제로 귀착된다.
예를 들어 ˝네 태도가 잘못됐다˝고 화내는 사람이 있다면그 사람 말은 ˝네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로 바꿔도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
아쉽게도 우리 뇌는 자신의 경험에 따라 마음에 드는 쪽 이 무조건 옳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개인의 가치 기준을 옳고 그름의 기준‘이라고 착각할 경우 차별로도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슈퍼맨이나 아이언맨 같은 캐릭터도 관점을 바꿔서 보면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악인 일수 있다.
 상식과 비상식, 정의와 불의, 선과 악, 유쾌와 불쾌, 정상과 이상, 이득과 손해, 건강과 질병 등 각종 이율배반은 입장에 따라 정의가 반전되므로 하나의 기준이 있을 수 없다.

 단시간 내에 20가지나 되는 일을 한꺼번에 해치우다 보면그 내용을 하나하나 떠올리기 어렵다. 그러나 끝내지 못한일은 끝낸 일보다 두 배나 더 잘 떠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밝혀졌다. 이 현상은 발견자의 이름을 따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한다.
 목표를 향해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도중에는 긴장감이 들어 마음 한쪽에서 계속 과제를 신경 쓰게 되지만,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긴장감에서 해방되어 기억이 흐려지고 마는것이다.

 어정쩡한 상태에서 일을 중단하는 게 꺼림칙하지만, 실제로는 무의식의 뇌 회로가 대신 작업을 진행하므로 일의 효율이 높아진다.

 같은 현상에 대해 이렇듯 과학 용어를 사용해 설명하면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예전에 이런 반응을 이용한 텔레비전 광고도 있었다. 한 일본 회사가 샴푸 광고에서 ‘징크피리치온 배합‘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징크피리치온이라는 물질을 알고 있을까? 약학 박사인 나도 자세히 모르는 물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처음 봤을 때 ‘이 샴푸는 왠지 효과가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게 사실이다. 실제로 이 상품은히트를 쳤다.
이후 과학자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늣 과학 용어로 비전문가의 신뢰를 얻는 현상을 ‘징크피리치온 효과‘라 부른다.

 몸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브이 사인을 하면 즐겁고 활기찬 느낌이 들고, 어깨를 늘어뜨리면 기분도 처진다. 이처럼 자신의 행동을 통해 자기 내면을 추측하고, 심리상태를 구현해나가는 것을 ‘자기 지각‘이라고 한다.2

 결론적으로 감정은 표정보다 자세에 더 강하게 끌려간다. 3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동물의 오랜 진화 과정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몸에 의한 감정 표현은 얼굴에 의한 감정 표현보다 진화적으로 오래전부터 완성된 기능이다. 따라서 뇌는 얼굴보다는 몸의 표현과 더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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