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커피가 인간의 신체와 두뇌에 스며들고 전 세계 최고의 인기 음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누가 뭐래도 커피의 화학 작용 때문이 분명하다. 커피의 유효성분인 카페인의 분자구조는 인간 신체 내에서 신경계의 일부를 조종하는 화합물의 분자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아데노신이라는 이 화합물은 신경의 활동을 둔화시 키는데,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여 우리를 효과적으로 ‘각성‘ 시킨다.

원두 생산지대 
커피는 석유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가치로 거래되는 천연자원 중하나이며,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소비된다. 이 귀중한 열매는 동아프리카의황무지에서 처음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구의 세계 탐사와 정복 과정에서 여러 다른 문화권으로 유입되었다. 오늘날 커피는 소위 ‘원두 생산지대the bean belt‘로 알려진 지역권의 70여 개 국가에서 경작되고 있다.

 베네치아 무역상들이 유럽에 최초로 커피를 들여온 것은 1615년으로, 아마도 원두를 중동에서 베네치아로 가져왔던 듯하다. 커피는 이 도시에서 곧 인기 있는 음료가 되었다.
 1650년대 베네치아 거리에서는 레모네이드 행상인들이 알코올과 초콜릿 음료와 함께 커피를 팔았으며,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1600년대 중반에 문을 열었다. 커피는 숙취와 통풍, 천연두, 구역질을 비롯해온갖 질환을 치료해주는 의학적 효과가 있다고 여겨졌다.

 1713년 프랑스 식물학자 앙투안 드 쥐시외는 커피나무에 처음으로 코페아 아라비카 Coffea arabica라는 라틴어 식물학명을 붙였다. 오늘날에 도 커피를 사랑하는 순례자들은 이 식물원에 와서 18세기 커피나무의직계후손인 나무를 바라볼 수 있다. 바로 이 나무의 선조들이 오늘날 세계에서 경작되는 커피 대부분의 종자를 제공했다.

 국제커피협회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ICO에 따르면 세계 10위 안 에 드는 커피 생산국은 다음과 같다.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인도네 시아, 에티오피아, 인도, 멕시코, 과테말라, 페루, 온두라스. 브라질은 세 계 커피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원두란 무엇인가
꼭두서니과 Rubiaceae에는 500가지가 넘는 속圖이 포함된다. 그중 하나가 코페orcoffea 속이며 여기에는 6000여 종이 포함된다. 식물학자들은 씨앗을 맺는 꼭두서니과의 모든 식물을 커피나무로 간주하지만, 커피 산업은 대체로 그중 두 가지 종하고만 연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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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종은 코페아 아라비카Coffea arabica 와코페아 카네포라C. canephora다. 이 두 가지 종이 커피 생산의 대부분을 차 지한다. 그런데 커피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주요 유형, 다시 말해 아라비 카와 로부스타로 구분된다.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데 식물학적으로 아라 비카 종은 티피카Typica와 버번Bourbon이라는 두 가지 주요 품종으로 나 뉘는 반면 카네포라 종은 대부분 로부스타 품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동일한 커피 품종일지라도 다양한(그리고 종종 예측 불가능한) 경작 조건과 가공 방법에 따라 결과적으로 한 잔의 커피가 되었을 때 다른 향미 프로필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좋은 커피 원두는 한 지역에서 자랐을 때 다른 지역에서 자란 원두와 완전히 다른 특성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전형적인 사례가 코나 커피다. 하와이의 코나 지역에서 생산한 아라비카 원두에만 주어지는 이름인데, 이 지역의 특정한 환경이 이 원두에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특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깨어 있는 동안 뇌내 신경세포는 끊임없이 작용한다. 그 작용 의 부산물이 바로 중추신경계의 신경조절물질인 생화합물 아데노신이다. 신경계 수용체는 체내의 아데노신 수치를 끊임없이 확인한다. 아데 노신이 너무 많으면 뇌는 신경 활동을 늦추고 혈관을 팽창시켜 당신을졸리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게 만든다.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분자구조가 비슷한데, 특히 둘 다 질소 고리를 두 개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상의 유 사성은 카페인이 신경계의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여 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는, 즉 체내 아데노신 수치를 탐지하지 못하게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체내에 아데노신이 증가해도 말 짱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페놀과 항산화제
카페인은 커피 원두에 함유된 가장 잘 알려진 화학 물질이다. 하지만 원두에는 그 밖에도 카페인 만큼 중요한 여러 화학 물질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페놀산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물질이다. 이 항산화제는 서구의 식생활에서 가장 풍부한 폴리페놀 공급원 중 하나로, 베리류에 들어있는 성분과 비슷하다. 원두에는 또한 강력한 플라보노이드와 리그난도들어 있다.
생두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페놀산은 클로로겐산으로, 생두에 함유된항산화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커피의 클로로겐산은 로스팅 과정에서대부분 파괴되어 20퍼센트만 남지만, 실험 결과에 따르면 로스팅한 원두가 생두보다 항산화 물질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두 등급 매기기 
생두의 등급과 분류에 있어 국제적으로 정해진 단일 기준은 없지만, 많은 국가들이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의 아라비카 생두 분류 시스템SCAAGACCS에 명시된 규칙을 따르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반적인 특성을 평가하는 컵 퀄리티와 결점두 간의 상호 관계를 참작하고 있으나, 워낙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많은 까닭에 아직도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분류 규칙이 국가별로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다음 측면들을 고려하여 원두의 등급을 결정한다. 식물학적 품종, 경작지의 지리적위치와 고도, 가공 방식, 원두의 크기와 모양과 색과 밀도, 결점두, 컵 퀄리티 등이다.

고온 로스팅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그중에서도 일명 ‘마이야르 반응‘이 발생하면 아미노산과 당류, 펩티드, 단백질이 결합하거나 분해하면서 다양한 아로마 분자 화합물이 생성되어 커피의 주요 향미를 이룬다. 생두에는 250여 가지의 아로마 분자 화합물이들어 있는데, 이는 로스팅 과정에서 800가지 이상으로 늘어난다.

"약배전 원두는 드립, 필터, 프렌치 프레스 등의 추출 방식에 가장 어울린다. 강배전 원두는 대체로 에스프레소 머신과모카포트를 위한 것이다."
 ㅡ매튜 퍼거, 월드 챔피언 바리스타, 오스트레일리아 세인트 앨리 앤드 센서리 연구소 

 에스프레소 머신에 집에서 분쇄한 원두를 사용할 경우, 커피가 너무빨리 추출되면 그 과정을 늦추기 위해 더 곱게 분쇄한 원두를 써야 한다. 반대로 커피가 너무 느리게 추출되면 원두를 더 거칠게 분쇄한다.

물은 커피 한 잔의 98~99퍼센트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다. 커피를 추출하는 모든 단계에서 물의 양과 온도, 종류를 통제해야 맛있는커피를 만들 수 있다.
커피를 내릴 때 증류수를 사용해선 안 된다. 커피 맛에 필수적이며,
추출 과정에 도움이 되는 미네랄 성분이 완전히 제거된 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증류수는 산도가 5~6pH로 비교적 높은 편이므로 부식성을띠며 추출 기구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반대로 센물도 피해야 하는데, 미네랄 성분이 석회질 칼슘 침전물을 생성하여 커피메이커 내부가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제疑劑나 그 밖의방법으로 연화시킨 물도 피하는 것이 좋다. 연화에 사용되는 나트륨 이온이 젤라틴 같은 덩어리를 만들어 기계 내부가 막힐 수 있다.

물의 종류 

커피를 내릴 때는 필터로 여과한 물이 최적의 선택이다. 물병이나 싱크 대에 달려 있는, 혹은 별도로 판매하는 탄소 필터는 화학 물질과 침전물을 걸러주되 주요 미네랄 성분은 남겨놓는다. 병에 담긴 생수도 커피를 만들기에 적합하지만, 미네랄 농도가 50~150ppm인지 확인해야 한다.
미네랄 농도가 이 정도여야 커피를 추출하기에 너무 세지도 연하지도않은 맛 좋은 물이기 때문이다. 커피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최대 미네랄 농도는 300ppm이다.

온도

온도를 알맞게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뜨거운 물은 분쇄 원두에 함유된가용성 고형물을 용해시켜 커피에 향미와 아로마를 부여하는 화학 물질과 성분을 추출해내기 때문이다. 커피를 내릴 물의 이상적인 온도는91~95도이며 물이 95도에 가까울수록 커피 맛이 좋아진다. 끓는점 혹은 100도에 가까운 물을 사용하면 커피에서 쓴맛이 나기 쉽고, 91도 이하의 물을 사용하면 과소 추출로 연하고 밍밍한 커피가 되기 마련이다.
강배전 원두일수록 낮은 온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서, 온도를 정확히 맞춰 물을 데우기 어려운 저렴한 커피 기계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카우보이식 커피

커피를 끓이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달임식 추출법으로, 다시 말해 주전자에 분쇄 원두와 물을 넣고 몇 분간 끓여 대충 우려내는 것이다. 휴대하기 편한 소형 그라인더 하나만 있으면 되고 정확하게 원두를 계량할 필요가 없어캠핑이나 배낭여행에 적합하다. 그것도 어려울 경우에는 집을 떠나기 직전에갓 로스팅한 원두를 사서 거칠게 분쇄해 가져가면 된다.

 터키식 커피 

달임법을 활용하여 진하고 독한 커피를 만드는 전통적 추출 방식이다. 가정용블레이드 그라인더나 버 그라인더로는 원두를 충분히 곱게 분쇄하기 어렵지만, 특별히 제작된 터키식 그라인더를 따로 구할 수 없다면 갖고 있는 그라인 더로 가급적 곱게 갈도록 하자.

드립/필터 커피

드립이나 필터로 커피를 내리는 방식은 다양하며, 그중 일부는 다른 방식보다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미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동 드립 커피메이커는 커피를 끓이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 중 하나로, 가정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핸드드립이나 싱글 컵 드립필터 같은 다른 기구들은 스페셜티 카 페에서 고가로 판매된다.

 퍼콜레이터 

커피용 퍼콜레이터는 대부분 드리퍼로 대체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간단히 커피를 끓일 때 퍼콜레이터를 사용한다. 퍼콜레이터는 다루기쉽기 때문에 캠핑장이나 하이킹 장소에서도 사랑받는다. 전동이든 불에 올리는 것이든 똑같이 물을 끓여 분쇄 원두 사이로 뿜어 올리는 식으로 작동하며,
 추출된 커피는 퍼콜레이터 바닥에 모여 마실 수 있게 준비된다.

 사이펀/진공식 커피메이커

온도 변화로 인한 수증기의 팽창과 수축을 이용하여 뜨거운 물이 분쇄 원두를통과하게 만드는 기구다. 다른 추출 기구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맑고 산뜻한커피를 끓일 수 있다.

모카포트

마키네타 혹은 에스프레소 포트라고도 불리는 모카포트는 특히 이탈리아에서지금까지도 가장 사랑받는 가정식 커피 추출 기구다. 작동 원리는 압축 증기로 분쇄 원두에 끓는 물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머신

에스프레소는 가장 인기 있는 커피 추출 방식 중 하나로, 에스프레소 샷을 내리는 데 사용되는 기계의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커피 전문가들이 권하는 원두 투입량과 추출 시간은 원두의 종류, 로스팅 방식, 개인 취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런던의 로스팅 업체 클림슨 앤드 선스Climpson & Sons에서 제시한 다음 수치를 참고하자. 광범위한 실험과 연구로 얻어낸 결과로, 이들이 주최하 는 바리스타 훈련 강좌에서도 사용된다.

프렌치 프레스

분쇄 원두를 물에 담가놓고 커피를 우린 뒤 플런저로 걸러내 원두를 제거하고 마시는 간단한 추출 방식이다.

에어로프레스 

플런저와 미세 필터를 이용하여 침출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다. 에어로프레스에 적혀 있는 숫자는 사용할 원두와 물의 분량을 가리킨다. 원두 1스쿱이 커피 한 잔을 만들므로, 예를 들어 커피 두 잔(2스쿱)을 만들려면 에어로프레스에 2라고 적힌 지점까지 물을 채워야 한다. 물을 끓이기 전에 먼저 에어로 프레스로 계량하여 주전자에 담아도 된다.

콜드브루

콜드브루 커피는 보통 밤새 진하게 우려낸 다음 희석하여 담아 낸다. 콜드브루의 장점은 커피 농축액을 2주 혹은 그 이상 냉장해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책에는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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