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껏해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이해할 뿐이야. 우리와 생각이 다른 것들은 도무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니까……. 판다의 마음속 상처를 알지 못하면서 판다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순 없짚아. 세상의 폭력이 판다를그렇게 만든 거야. 몇 해 전 겨울, 내 친구 판다는 자신의 어린 새끼들을 모두 잃었어. 판다가 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구하러 나간 사이, 눈 위에 찍어놓은 판다의 발자국을 쫓아 동굴까지 따라온 자들이 판다의 어린 새끼들을 모조리 잡아갔거든. 그해 겨울부터 판다는 눈이 내리면 나무 위로 올라가는 거야. 자신의 발지국을 눈 위에 남기지 않으려고……. 판다의 이상한 행동은 판다가 만든 게 아니라 판다의 상처가 만든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