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너머에
베니아미노 시도티 지음, 마리안나 발두치 그림, 이현경 옮김 / 현암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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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거리에 자리한 높은 벽.
그 벽 너머에 뭐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벽을 기준으로 두 무리의 아이들이 있다. 그들은 서로에게 '벽 너머 아이들'이다.
둘 모두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좋았다.
내가 벽 너머 사람을 경계하듯, 벽 너머에 있는 사람에겐 나 역시도 두려운 미지의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곧잘 잊고 사니까.
세상 사람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벽 너머 아이들인 것이다.

가로막힌 벽 안에 안주하며 그 너머를 평생 모르고 사는 사람이나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괜히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실 막상 알고보면 그 너머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
그 진실은 벽을 허물려는 시도를 해본 이만이 깨달을 수 있다.

종교가 다르거나 인종이 다르거나 또는 성적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벽을 치고 사는 사람들.
그림책 속에서 구깃구깃한 종이로 표현된 벽처럼 얄팍한 편견따위 블루베리 거리의 아이들처럼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려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고 밧줄을 끊어버려도
사랑은 언제나 혐오를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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