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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도시의 삶은 정말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가
마즈다 아들리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2월
평점 :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이란계 독일인 정신과 의사인 저자 마즈다 아들리는 도시를 매우 사랑한다. 교통체증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언제든 새로운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며 적당한 긴장감으로 삶에 활기와 동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도시애호가로서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도시에서 살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며 이 책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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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로 넘쳐나는 도시, 그럼에도 왜 떠나지 못하는 걸까?
도시화는 지상의 인류가 겪은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인류의 공존이 점점 더 협소한 공간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모든 문제들은 미래에 점점 더 크게 대두할 것이다. 도시화가 기후변화 못지 않게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이상적인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이 딱 하나 있다. 생계를 보장하고 우리를 보호하며 고무시키는 도시, 도움이 필요할 때 외면하지 않는 도시에서 살고자 하는 소망이 그것이다. 도시는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여야 한다. 더불어 시민들의 다양한 출신과 욕구, 관심사를 존중해야 하며 그와 동시에 공동체를 다지고 그 안에서 우리들 각자가 설 자리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세계는 도시화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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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존재로서 우리는 타인과의 공존에서 발생하는 자극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이 도시로 향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도시에서 사회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밤낮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생겨난다. 사람이 모이고 조직이 필요한 장소에서는 언제나 사회적 노고가 요구되고, 사람의 수가 많을 수록 위험요소는 커지고 개개인에게 가해지는 압박감도 가중된다. 대도시에서의 삶이 부담스럽다고 호소하는 이들은 도시의 분주함과 소란함을 이유로 든다. 커지는 선택권에 비례해 작아지는 만족도, 도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과 시끄러운 소음, 공간적 협소함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다고 느껴지는 시간과 여유, 밀집된 인구로 인한 부담감과 신경과민 등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고충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도시에서 성장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들과 복잡한 교통상황, 좁은 공간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운다. 뇌가 더 많은 사회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시스템도 좀 더 강력하고 신속하게 기능한다. 즉 도시민들은 스트레스에 대비해 잘 단련된 시스템과 더 섬세한 안테나를 장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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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도시의 삶은 정말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 걸까.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태어날 때부터 복작복작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태어났고 여러 도시들을 거쳐 지금의 도시에 자리를 잡기까지 상황에 주어지는 대로 살았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던 ‘도시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받았던 스트레스에 대해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스트레스/사람들/고충/교통/위험/아이들/건강/고독/이방인 총 9가지의 챕터로 나뉜 도시에서의 스트레스와 재구성/사회자본/활용 3가지 챕터로 나뉜 해결방안이 나온다. 유럽의 도시들을 토대로 쓴 책이다보니 공감이 가는 부분도, 가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우리는 도시를 벗어나 살아가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도시는 복잡한 창조물이며, 복잡한 시스템이 늘 그렇듯 그 안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질서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 처럼 어차피 도시에서의 삶을 살아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나에게 맞는 이상적인 도시를 만들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도시 스트레스를 역으로 이용해 도시가 한층 더 매력적이고 유익한 공간이 되도록 충분히 도울 수 있다. 이상적인 도시는 이상적인 인간을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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