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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갈 곳이 없을까요? ㅣ 웅진 세계그림책 197
리처드 존스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월
평점 :
유기견 페르의 이야기.
왜 유기견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갈 곳을 잃은 페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너무나 차갑고 차가웠다.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도 갈 곳이 있어보이는데,
왜 나는 갈 곳이 없을까.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걸까.
세상은 페르를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며,
다그치고 또 다그치며 쫓아내려고만 한다.
페르는 짖는다.
무서우면 무서울수록 더 많이 짖는다.
페르의 예쁜 눈은 슬픈 눈이 되고,
페르의 마음은 무섭고 아프다.
그런 페르에게 다가온 꼬마숙녀.
상처만 가득 남은 페르에게도 가족이 생긴다.
요즘 부쩍 사회적 이슈가 되어가는 유기동물문제. 하루에도 수십마리의 유기견들이 구조되고, 그들의 몰골은 두 눈으로 보기에도 끔찍할 정도로 지쳐있다. 어딜 얼마나 헤매이고 다닌건지 다 엉켜버린 털들, 겁에 질린 눈망울, 벌레들의 표적이 된 피부, 비쩍 마른 몸, 알 수 없는 상처들까지.. 그들을 예쁘다고 데려간 것도 인간,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도 인간이다. 그런 아이들이 구조가 되어도 기간 내에 입양할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하면 원하지 않아도 안락사를 당하고 만다. 인간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생명 존중을 강요하지만, 동물들에게는? 그들은 생명이 아닌건지. 키우지도 못할 거면서 왜 데려갔으며, 키우지 못할 거라고 버리면 끝나는건지.. 다행히도 사랑 듬뿍 줄 수 있는 곳으로 입양이 된 아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조금씩 치유해나가지만, 안락사 당하는 아이들 그리고 입양이 되었다가 다시 파양되어 오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떻게 어루만져줄 것인지.. 이 아이들도 인간과 같이 온갖 감정을 느낀다. 제발 책임감 없이 못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 그렇게 살면 언젠가 죗값 받을 거에요. 본인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본인의 자손들에게라도 다 돌아갑니다. 저는 그렇게 믿어요. 많은 아이들에게 페르와 같이 손 내밀어주는 따뜻한 세상이 다가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