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고전 (人生古典) - 동양고전으로 배우는 성찰의 인문학
정형권 지음 / 렛츠북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흔들리지 않는 인생은 없다고 했다. 예나 지금이나 인생에는 항상 고난과 헤매임이 있을 텐데 유독 요즈음 그런 어려움에 취약한 것일까. 자살과 정신적 피폐함에 삶을 놓아버리는 사람들의 기사를 보면서 우리는 삶이 어렵다고 더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예전보다 복잡해지고 빡빡해진 도시화와 사회화에서 부속품마냥 살아가기에 힘들다고 누군가 위로해주고 길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나보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지만 모두가 힘든데 혼자 징징 댈수는 없고 나이가 들면 선생님은 존재하지 않기에 우리는 고전을 찾기 시작했다. 힘들거나 흔들릴때 고전은 그 길을 보여주는 지침이 된다. 같은 말씀이지만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서점가와 방송 강의 여기저기서 인문학과 고전이 열풍이 된지 몇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그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책 제목이 인생고전이다.
저자는 또 책쓰기의 인기 저자이자 인문학의 유명 강사이다. 하드웨어의 조건이 너무 훌륭하다. 세일즈하기에도 좋고 관심도 가는 이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독자의 눈에 편하게 입맛대로 골라볼 수 있게 구성해 놓았다.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맹자 고자 하 15장, 이순신의 장계, 이태백의 춘아연도리원서, 율곡의 자경문, 제갈량의 출사표, 도덕경의 천장지구, 육도 삼략, 문도 문사, 대학의 경1장, 이지함의 대인설과 과욕설, 주염계의 태극도설, 마지막으로 손자병법의 시계편이다. 각 장마다 크게 주제어들이 있어서 대강의 내용이 짐작이 간다.
서문에도 밝혔듯이 처음부터 주욱 훑으며 읽는 것도 좋지만 내가 필요한 부분부터 발췌해서 봐도 좋겠다. 
나의 경우 제갈량 출사표와 손자병법의 시계편은 사실 알고 있는 구절이다. 제목만 봐도 아!! 싶으면서 반가웠다. 필요성에 상관없이 나는 저런 전략과 리더의 덕목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재미로 몇 번이나 읽었고 나도 모르게 머리에 기억되었다. 대학과 맹자는 더 많이 읽었는데도 전혀 무엇인지 모르다 구절을 보고서야 기억이 난다.
맹자 고자 하15장은 고난이 있어야 성장하고 하늘은 그를 가르치기 위해 어려움과 우환을 준다는 내용이다. 하늘은 견딜 수 있는 만큼의 고난을 준다거나 큰 인물은 장차 중책을 맡기기 위해 먼저 괴로움을 준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어왔다. 사실 고난을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데다 큰 어려움이 없어 와닿지 않는다. 인생에 감사해야 할지 큰 인물이 아님에 아쉬워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대학도 마찬가지이다. 중용과 함께 밝음과 성실함을 기초로 항상 바른 마음가짐과 생활을 하며 학문을 통해 사물의 이치를 깨달으라 함인데 이 문구가 필요하다고 많이 느끼지 못했다. 자만일 수 있지만 꽤 성실한 생활을 하고 어지간하면 규칙적인 삶을 유지하며 지식을 구함과 어떤 것을 사고함을 멈추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대학의 깊은 뜻이 아직 와닿지 않아서인가 싶기도 하다.
잘 알거나 관심이 없는 것 이외에도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알려주는 고전도 있다. 이태백의 춘야연도리원서는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보여주고자 하며 도덕경은 자연의 삶에 순응하며 집착하지 않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주염계는 우주 만물의 생성과 이치 그리고 우리 인생에 대해 탐구하고 주도적으로 깨어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주염계의 태극도설을 처음 접하는 것이라 아직 뜬구름 잡는 듯하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고 내가 생각해보고자 하는 주제에 가깝다.

인생고전이란 책은 나에게 이렇듯, 반갑거나 별 의미가 없거나 혹은 가고 싶은, 생각하고 싶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거나 한다. 다른 이들은 나와 다른 주제들이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닐 수도 있고. 고전이라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내 손에 들려진 손전등과 같은 의미이다. 내가 비추고 싶은 방향으로 비추었을 때 길을 보여주지만 내가 그 길을 어떻게 갈지 혹은 그 방향으로 갈지 말지는 결국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다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작은 불빛이 함께 한다면 넘어져도 툭툭 털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갈지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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