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우리 - 고승의 환생, 린포체 앙뚜 이야기
문창용 지음 / 홍익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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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죽으면 무엇이 되고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라는 질문에 종교나 사회 문화에 따라 다양한 답변을 내놓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기에 철학자도 종교인도 일반인들까지도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데 불교에서는 전생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를 현세에서 실천하고 있다. 본인 또한 불교를 믿고 있어서 전생을 믿는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업보에 따른 새로운 생을 얻게 되며 새로운 생에서 또다른 깨우침을 얻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업을 다 이루고 나면 더이상의 환생이 없는 영원한 무의 상태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린포체]라는 것도 이러한 연유로 생겨났다.

고승이 살아생전 다 이루지 못한 업을 잇기 위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는데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높은 경지에 이르른 고승들이어서 보통 사람보다 조금더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몇가지 절차를 걸쳐 인증을 하고 이후 [린포체]라는 호칭을 하며 많은 사람들이 존경을 하고 많은 배움을 얻고자 한다.


린포체라는 개념은 알고 있었지만 내심 의심을 하고 있었다. 진짜 전생을 기억한다고? 그게 진짜 전생일까.. 하지만 이 책은 감동과 함께 믿음도 주었다. 린포체는 자신이 원하는 환경에서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비록 전생을 기억하지만 9, 10살이 되면 조금씩 기억이 사라지게 된다. 더불어 전생을 기억하지만 그가 익혔던 많은 지식들은 다시 익혀야 한다. 익숙한 느낌일 수는 있지만 불교의 많은 법도나 신도들을 이끌며 설법을 하기위한 규율들도 알아야 한다. 인간의 몸이기에 겪게 되는 사춘기라는 감정의 폭발도 겪게 된다. 이를 겪게 될 린포체에게 주어진 이름 린포체는 '존귀한 존재' 그는 부모와도 떨어져 살며 사람들의 이런 부담까지 책임지도 살아야 한다. 책의 주인공 린포체 앙뚜 역시 이러한 고난과 부담을 지고 살아간다.


하필이면 중국에 탄압을 받아 입국조차 허락되지 않은 티베트의 캄이라는 곳의 고승이었다는 앙뚜는 어릴때부터 남다른 면모와 누구나 이해하기 어려운 신체적 이상징후와 행동을 보이고 린포체로 인정을 받게 된다. 그러나 티베트의 제자들은 국제적 사정이든 혹은 다른 어떠한 이유로 그를 찾아오지 않고 사원없이 작은 암자에 살며 무시를 받기도 하고 자신의 입장에 불안해 하기도 한다. 이러한 앙뚜를 돌보고 책임지는 존재는 늙은 승려인 우르갼. 일흔을 앞둔 우르갼과 10살안팎의 힘든 생활이 이어진다. 몸 구석구석 닦아주고 옷을 직접 입혀주는 등 더러운 것에 신체적 이상징후와 고통을 느끼는 린포체 앙뚜를 위해 우르갼은 노쇠한 몸을 이끌고 성심껏 돌보고 청소를 하고 보살펴준다. 가짜 린포체라고 놀림을 받고 비난에 사춘기의 갈등을 겪지만 한결같은 마음이 고귀하게 느껴진다.


결국 티베트의 캄을 직접 찾아가기로 하는 앙뚜와 우르갼. 책으로 읽었지만 믿기지 않는 여정이다. 중간중간 도움을 받지만 극과 극의 두 약자가 3000키로를 두발로 걸어가는 여행이다. 그 고통을 짐작도 하기 힘든데 심지어 도착해서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암담하다. 정말 현실이구나 싶은 참담함에 당장 달려가 나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소라나팔에 그 마음을 전하고 돌아오는 길은 헤어짐의 순간. 린포체로서 제대로 된 교육기관에서 공부하기 위해 앙뚜는 인도 시킴의 사원에 남고 함께 왔던 그 먼길을 스승인 우르갼은 혼자 돌아가야 한다. 어찌 견딜까 싶은 육체적 고통과 심적인 어려움을 혼자 묵묵하게 감내했던 우르갼의 눈물을 처음 접했다. 그마저도 몸을 최대한 말아 속으로 우는 울음이기에 더 절절했다.


다큐영화로 나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보통 책으로 보는 것만큼의 감동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꼭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으로만 보았던 우르갼과 앙뚜의 마음을 표정을 실제로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만해도 미소가 나온다. 이 영화와 책으로 인해 앙뚜 린포체는 명성을 얻었다. 허나 그 명성 보다 더 큰 린포체가 되리라 생각한다. 우르갼의 상상만은 아닐것이다. 감독의 말따라 그는 이미 어릴때부터 많은 좌절과 어려움을 경험했고 이를 훌륭하게 극복했기에 이미 성숙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옆에는 항상 한결같은 우르갼이 있었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 여운을 남기는 그리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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