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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세계
리즈 무어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17년 7월
평점 :
디지털 미스테리 라는 장르가 익숙하지는 않았다. 딸과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하는데 컴퓨터가 소재로 사용된다는 것이 좀 특이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감동포인트가 왠지 뻔할 꺼 같아서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았던거 같다.
노란 개나리같은 표지에 꽤 두꺼운 이 책을 받고 좀 놀라긴 했다. 가벼운 책일까 심각한 책일까. 일단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하고 첫 장을 읽은 후 잔잔하지만 흡입력있고 잘 짜여진 구성에 흥미를 느꼈다. 2017 전미도서관협회에서 주목할 책으로 선정되고 2016에는 bbc최고의 책으로 꼽힌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흔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성애가 예상대로 쓱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부성애에 포인트를 준 부분이 있나 싶은 느낌으로 한참을 읽은 것 같다. 마지막에 딸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처음부터 딸과 아버지의 매개체가 되어 준 것이 컴퓨터였고 기계안에 담긴 따뜻한 마음에 우리는 감동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독특한 교육환경에 놓이게 되는 딸, 에이더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인공 역할을 하는데 매력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그녀가 받게 되는 환경이 참 부러웠다. 홈스쿨링의 좋은 예가 아닌가 생각한다. 형식에 짜여진 공교육이 아닌 진정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흥미를 가지고 생활속에서 학습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에이더가 딱 그런 환경에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주인공인 에이더의 심경과 상황에 나를 대입하려하는 순간순간이 있었다.
그러한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 데이비드는 괴팍하고 천재인 수학자, 컴퓨터 과학자이지만 세상에 벽을 치고 살아가는 조금 이상한 인물이다. 뜬금없는 행동과 남을 의식하지 않은 여러 가지 말들이 더욱 천재스럽게 보이며 좋은 가정환경을 뛰어나왔다거나 좋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그의 이력이 그를 더 멋지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알고보니 모든 것이 ....
딸 에이더의 입장에서 자꾸만 데이비드를 생각하고 마음아팠다가 화가 났다가 슬펐다가 그리웠다 했는데 책을 덮고 나서는 데이비드의 마음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아직 부모가 아니기에 그 마음이 온전하지는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찐한 사랑의 감동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