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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 앤 구떼 스타일 - 스타일리시 카페 데코레이션 & 레시피
조정희.이진숙 지음, 문복애 사진 / 비타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유행에 둔감한 나는 보통 유행에 민감한 주변 친구들에 비해 느리고 촌스러운 편이다.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는 곳을 굳이 일일이 먼저 찾아가는 번거로움보다 내가 편하고 마음에 드는 곳에서 안주하는 것을 즐기는 게으름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딱히 고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생소한 맛집이나 핫플레이스 브랜드의 이름을 누군가 말하고 다른 이들이 그에 열광하며 호들갑에 부러움을 표시해도 웃으면서 와~이정도로 끝내고 만다. 하지만 이런 나도 한 두명이 아닌 여러 명의 다른 모임의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으면 귀가 솔깃해져서 그것이 구하기 힘들거나 가기 불편한 곳이라도 꼭 찾아가보고야 마는 이상한 고집이 있다. 정말 그렇게 좋은 것이냐는 약간의 불신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한다면 그건 진짜 이지 않을까 .. 그렇다면 꼭 나도 보고 싶다는 욕심인 것 같다. 블룸 앤 구떼도 그렇게 알게 되었다. 그 당시만해도 카페는 차를 마시는 공간이었고 지금은 꽤 많이 보이지만 꽃집을 함께 운영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인 것 같다. 차를 마시기 위한 사람들이 앉은 편안한 의자만 부각되어도 꽤 괜찮은 카페라고 인식했을 즈음이었는데 그곳을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매력있게 꾸며져 있다는 것이 약간의 충격이었다. 가로수길의 명소가 이미 되어버려 들어가기도 힘들었지만 그곳에 머물고 있는 내가 나 스스로 참 멋진 것 처럼 보이는 느낌이라 기다리는 시간조차도 꽤 두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서 먹은 달달한 케익과 작은 꽃다발은 몇 달동안이나 내 기억에서 회자되었다.
블룸 앤 구떼 스타일은 이 카페를 아는 사람에게는 소소한 저런 추억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그 장소에 대한 기분좋았던 기억을 준 카페주인 조정희 이진숙씨의 회고담과 비슷한 카페에 대한 여러가지 일화나 꽃꽂이나 베이킹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은 꽤 구체적이고 섬세하다. 개인적으로 블룸 앤 구떼의 플라워리스트의 감각이 참 좋았다고 기억하는데 그의 꽃에 대한 생각이나 스타일이 책에서 잘 드러나고 있어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행복한 순간 기분좋은 향기는 나를 한층 더 업시켜준다. 축하하는 순간 꽃다발을 선물로 주는 것은 그때문이리라. 이진숙씨는 개성있지만 품위있는 플로워스타일은 내 특별한 날 거울속의 나를,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나의 순간을, 사진속에 영원히 남게 될 나의 시간을 더욱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베이킹을 못하는 편은 아니지만 즐겨 하지는 않는다. 내가 만든 것은 유난히 더 많이 먹게 되서 다 먹고는 한 일주일은 후회하며 지내기 때문에 차라리 사먹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우울하거나 힘이 들 때는 열심히 반죽하고 아무생각없이 집중하면서 베이킹을 만든다. 그리고 빵이 구워지는 그 순간의 달달함을 행복하게 느낀다. 그래서 블룸 앤 구떼 스타일의 베이킹 설명이 참 좋은 것 같다. 달다구리 디저트 외에도 샌드위치나 라쟈냐 같은 간단한 브런치 음식들도 소개되어 있는데 화사한 그림까지 곁들어져 있어 플레이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다들 셀프인테리어에 빠져있고 많은 정보들도 쏟아지고 있다. 굳이 카페를 차릴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처럼 블룸 앤 구떼의 스타일이 좋았던 사람이라면 집 구석 부분부분 그 스타일을 가져다 쓸 수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플라워리스트 이진숙씨의 여러 꽃꽂이 스타일이 나와있고 이를 단순하면서도 느낌있게 놓을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 이를 활용해봐도 좋을 것 같다. 거창한 꽃꽂이가 아니더라도 주말에 잠깐 꽃시작에 들러 몇가지 꽃을 산 후 가볍게 집에 꾸며놓으면 분명 나의 기분도 화사해질 것이다. 자연의 꽃을 즐기는 것도 행복하지만 내 집안에 화사함을 줄 수 있는 약간의 호사도 나쁘지 않다. 베이킹을 즐기는 사람이나 궁금한 사람 역시 구떼의 베이킹을 따라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아직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검증된 방법이고 많은 이들의 칭찬을 받았던 레시피이니 분명 본인이 만들고도 흡족해할만한 맛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친구 홈파티가 조만간 있을텐데 그곳에 한번 만들어서 가볼까 생각중이다. 오븐이 없거나 여러 자잘한 재료가 부담스럽다면 다양한 샌드위치나 샐러드 같은 손쉽게 만들수 있는 브런치부터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길을 알려주는 지도가 있다면 더 쉽고 마음 편히 도달할 수 있다. 블룸 앤 구떼 스타일이 우리의 스타일리쉬한 삶을 꾸미는 길을 가기 위한 하나의 길을 알려주는 것 같아 종종 꺼내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