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총 12장으로 챕터를 나누며 90년대를 상징하는 현상들을 당시 음악이나 영화, 드라마, 정치적 사건, 스포츠 등 다양한 사건들을 접목해서 설명하고 있다. 미국인들이라면 꽤 유의미하게 다가왔을 것 같고 미국의 당시 음악이나 사회적 이슈들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역시나 재밌게 읽을것 같다.. (개인적으로 모르는 밴드나 사건, 인물들이 많아서 습득하고 이해하기 좀 어려웠다.)
1장 에서는 자의식 과잉으로 인해 쿨함이 지배적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부분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 않은가 싶다. 자기중심주의의 이 세대는 기존세대들에게 불만을 가지고 모든것을 너무 애쓰지 않고 괜찮은 척하는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부나 명예를 쫓아가는 것을 비난하던,, 혹은 도덕성을 비판하는 것은 주제넘는 다고 생각하며 무관심하고 약간은 체념하는 듯한 게으름이 최고덕목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우리의 문화라기보다는 그 당시 나의 상황이 사춘기였고 사춘기들의 특징인것도 같다.
회의주의에 대해 다루는 2장, 조지부시의 대통령당선 실패의 원인인 페로의 지지자들에 대한 3장,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여성에 대한 인식의 흔들림에 대해 다루는 4장, 80년대 비디오의 역사의 연장으로 발현되는 영화 문화의 다양성과 그안에서 두각을 드러난 타란티노 작품을 이야기하는 5장, 인터넷의 발명으로 달라진 사회 문화적 변화를 다룬 6장, 조던의 프로야구 도전에 대해 꽉 채운 7장까지는 좀 지겨웠다.
8장부터는 아는 내용이 많아서 쉽게 읽혔던것 같다.
순수함을 표방한 산업의 모습으로 하얀 콜라(크리스털 펩시)나 맥주(지마) 그리고 복제라는 과학적인 결실(돌리)이 만들어낸 영화(쥬라기 공원)나 책 음악적인 문화적 이야기를 다룬 8장(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특별히 X세대의 특징이 보이지 않은, 대중적이고 시대를 초월하는 이야기가 사랑받았던, 대표적인 문화들-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 프렌즈, 사이러스-을 다룬 9장(역시 아는 내용들이라 꽤 재미있었던 챕터였다!!), 매트릭스라는 영화에서 언급되는 진짜라는 정의로 시작되어 연방정부청사폭파사건, 대법관후보였던 토마스의 성스캔들, 유명한 OJ심슨 사건, 콜럼바인 학교 총기 난사 사건과 같이 믿기지 않는 거짓같은 진짜 사건들을 다루면서 사람들이 이러한 뉴스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10장, 빌 클린턴에 대한 11장을 지나 90년의 마지막인 밀레니엄을 대하는 자세를 다룬 12장까지 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중 6장의 인터넷을 받아들이는 세대간의 반응이 다르다는 점이나 그 전보다 익명성에 대한 문제점을 더 많이 지적하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은 공감이 갔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옛날 공중전화박스에 있던 두꺼운 전화번호 책에 왠만한 전화는 다 기재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때에는 쉽게 공개한 개인정보를 인터넷에서는 더 조심하게 된 심리가 잘 그려진다. 검색으로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되고 음악을 대중과 공유하게 됨으로써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 역시 우리나라와 닮아 있어서 읽으면서 공감했던 것 같다.
후반8장이 지나면서부터 알고 있던 영화나 음악, 다양한 사건들이 나오면서 이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작가의 시작과 통찰력에 감탄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역시 우리나라의 문화적 상황과는 꽤 다른 부분이 많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궁금했던 90년대는 내가 경험한 나의 문화의 90년대이기에. 하지만 미국의 여러 사건들이나 문화의 흔적을 읽는 재미를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