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숫자 단서들만 보고 바로 인도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세계 1위의 인구를 보고 선뜻 중국이 아닐까 하다가도 다른 숫자가 의미하는 내용을 보고 중국은 아닌 다른 어딘가의 나라를 떠올리다 누군가는 인도를 어렴풋하게 짐작할지도 모른다. 14억 인구와 우리나라의 약 33배에 달하는 329만 제곱킬로미터의 동서남북 넓은 나라, 어느순간 세계 5위의 경제적 규모를 갖춘 인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아직 인도는 가난한 나라이다. 인지의 부조화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해외여행으로 갔던 인도의 거리는 더러웠고 사람들은 언뜻 보기에도 가난해보였으며 우리가 사진으로 접하는 인도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문명의 이기를 많이 누리지 못하는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의 기업들 중 일부는 세계 순위에 올라있고 우리나라의 3배에 가까운 스타트업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인도의 상위 1프로의 재산은 상상을 초월한다.
무수한 발전가능성과 발전을 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많은 문제로 자꾸만 발목을 잡히고 있는 나라 인도.
17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하며 너무 발전적이거나 혹은 지나치게 발전이 더딘 인도에 대해 작가는 이 책 [ 진격의 인도 ] 에서 최대한 경제적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설명하고 있다.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별로 5-7개의 소주제로 나눠 내용을 설명한다.
1장 인도 경제를 움직이는 검은 손은 무엇인가에서는 전반적인 인도경제에 대한 설명으로 우리나라와 인도의 관계나 인도의 현 위치 등을 설명한다.
2장은 인도 경제의 성장률에 대한 분석으로 우리가 일찍이 알고 있는 인도문화의 폐단에서 오는 성장의 방해요소들을 다룬다. 앞으로 성장가능한 이유를 먼저 밝히고 있지만 문제점이 꽤 많다.
200년에 이어진 영국식민으로 인한 수탈, 독립이후 이어진 안분지족적인 삶의 자세와 지나친 정부의 규제. 남녀 차별과 카스트라는 계급 차별, 극단적인 부의 집중으로 인한 불평등, 비리와 부정부패와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과 차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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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나는 인도의 많은 성공요인들이나 발전가능성을 보면서도 위의 문제점이 계속 마음에 밟혔다. 역사적인 부분이나 과거의 실수, 비리 등은 정책적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느긋하고 대충하려고 하는 습관이나 카스트 제도와 힌두교에 기반한 현재에 만족하고 차별을 정당화 하는 성향등이 쉽게 고쳐질까 결국 이런것들이 발전에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는 앞으로의 인도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으며 이런 문제가 있으나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걱정은 편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나의 노파심일지도 모른다.
3장은 인도의 산업별 중심지와 그 특징을 말해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꽤 재미있었다. 특히 최근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정치적 협력에 힘입어 성장한 구자라트가 마지막페이지까지 언급되면서 뇌리에 남는다. 마하라슈트라나 현대자동차와 관련있는 타밀나투, 21세기를 이끌어나갈듯한 카르나타카 지역이야기도 흥미로웠다.
4장은 인도 기업인들이 부를 축적한 방법들이 나오는데 대부분이 대물림된 부의 가문인 것 같다. 특정 가문들이 언급되면서 역시 3장과 비슷한 흥미가 생겼다.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미 읽어서 더 관심있게 읽었을지도..
5장은 인도의 주목할만한 산업과 대표기업이 나오는데 역시 현재 경제적인 시점과 관련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마지막 6장에서 드디어 인도경제의 잠재력에 대해 설명한다. 100개가 넘는 유니콘 기업을 보며 희망한 미래를 이야기하고 의료와 제약산업을 활성화 및 의료관광지라고 할만한 고급화를 이야기한다. 제조업이 주요산업인 인도에서 중요한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석탄을 대하는 인도의 대외 대내적인 자세도 언급된다. 그런데 잠재력을 이야기하는 6장에서도 다양한 문제점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 재밌었다. 마지막 프롤로그에서 갑자기 그럼에도 미래 G3로 진입할 장미빛 인도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이지만 그도 인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아직까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내심 알리고 싶은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대부분 피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에 인도를 가까이서 접한 누군가가 조곤조곤 인도의 경제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을 들으면 새삼 인도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큰 발걸음을 디딜 힘이 있는 나라이고 그 발걸음이 꽤 큰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된 나처럼 말이다. [진격의 인도]를 읽으면 인도가 좀 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