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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써먹는 놀이 수업 280 - 사춘기 중학생도 춤추게 하는 즐거운 놀이 수업
정다해 지음 / 문예춘추사 / 2023년 3월
평점 :
뒤늦은 교사생활을 시작한 나는 첫부임지부터 뭔가 똑똑해야 할것 같은 교사였다. 나이가 좀 있는데다 공부를 하다 왔다는 인식, 따박따박 말하는 어투에 성격자체도 정신없이 헝클어지는 난리통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좋은데 엄격한 교사로 자리매김했다. 저학년보다 규칙을 이해하는 고학년이 편했고 흐트러짐이나 늘 놀고싶어하는 학생들에게 본능을 이겨내는 마시멜로 이론을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학업의 재미를 알려주었다. 무턱대로 놀아라, 쉬는시간 길게 주거나 툭하면 체육이라고 피구만 하는 교사의 모습이 보기 안좋았지만 그 반 아이들에 비해 교실에 갖혀 수업하는 우리반 아이들이 불쌍해서 수업시간을 재밌게 만들고자 많은 시도를 했었다. 테스트지만 게임을 가장한, 복습이지만 놀이로 둔갑한 다양한 놀이형식의 수업덕인지 학생들은 대부분 우리선생님은 수업을 잘하는, 재밌는 수업을 하는 선생님으로 기억해주었다. 고마운 우리 아이들...문제는 벌써 년차로 10년이 훌쩍 넘어가다보니 슬슬 매너리즘에 빠졌다. 많은 자료를 찾고 예능을 보면 수업에 적용시켜보려고 자동적으로 생각은 하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요즘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평생 써먹는 놀이수업 280]을 새학기 개학 전에 읽게 된다. 중 고등학생용으로 만든 다양한 놀이수업이지만 우리 아이들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더구나 올해도 6학년을 맡게 되는 나는 이미 신나서 눈에 보이는 쓸만한 놀이의 페이지를 접었다. 책은 깨끗하게 보고 싶지만 이책은 두고두고 써야하는 책이니 내가 요령껏 필요한 부분은 찾기 쉽게 해놓고 싶은 욕심이다.
교사들의 마음을 참 잘 읽고 편집을 해두었다. 교사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첫만남의어색함을 풀어줄 첫만남 놀이로 이야기의 차례를 풀어간다. 교실에 들어가는 교사라면 가장 긴장하는 순간, 물론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엄격하고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고 한때 생각했었고 어느정도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동시에 즐거워야한다. 긴장하는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 첫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면 아이들의 웃음에 나역시 행복해진다. 이제까지 가끔 사용했던 놀이들이 많이 소개된다. 첫날놀이라 설명이 많이 필요없는 눈치게임이나 인간제로이다. 그림카드로 하는 다양한 모둠놀이나 활동, 상담까지 이르는 놀이들은 그림카드라는 준비물이 필요하지만 꽤 유용할 것 같다. 진진가 활동이나 다양한 이름표 만들기도 응용방법들이 추가되어 있어서 인성이름표같은 경우는 2학기 시작즈음 해보고 싶다.
두번째는 몰입감 높이는 수업 놀이로 앞부분은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위한 마음가짐이나 기본적인 훈련이 나온다. 마인드컨트롤이나 학생들 대하는 태도, 발음등에 관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학생들과 학습목표를 공유거나 노래로 시작해서 수업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이나 뇌체조가 일부 소개되기도 한다. 자투리 시간에 우리반 아이들과 했던 다른그림찾기도 여기서 소개되었다. 집중도를 높이기에 꽤 괜찮은 놀이이다.
3장은 모두 함께 성장하는 수업 놀이편이다. 교사의 수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조언이 주로 나온다. 수업 장소의 변화를 주거나 기발한 질문에 대한 답변, 힘든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잘 드러난다. 교사가 온몸으로 수업을 해야 학생들이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에 꽤 공감이 되고 살짝 나의 모습을 다시 돌이켜 반성해본다. 긍정강화인 완벽하게 칭찬하는 여러 유형과 잘못한 학생을 위한 벌칙 아이디어도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벌칙이라기엔 놀이같은 것도 있고 벌칙으로 보일만한 것도 있는데 요즘 사소한 것으로도 민원이 들어와서 잘못한 것도 제대로 꾸짖지 못하는 교육현장에서 벌칙으로 또 어거지 항의가 들어올까 두려워 일단 보고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졸려하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나 노래를 이용한 수업이 실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체크해두었다. 개사는 학급노래만들면서 진로수업이나 학교폭력수업에서 사용했었는데 더 적극적으로 사용해봐야겠다. 지식토크쇼나 지식장터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좀 버거울듯하고 전문가집단수업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사물을 준비하거나 칠판의활용도를 높이는 수업에 대한 부분은 공감이 많이 되지만 초등교사가 준비하기는 사실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 중고등학교야 하나 준비하고 여러개의 반을 사용하고 다시 다른 준비를 하면 되지만 초등은 한 시간 사용하고 바로 다음시간 또 준비하자면 준비물들로 트렁크를 채울테니까.
4장은 유쾌발랄한 마무리 수업놀이로 수업을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에 대한 내용이다. 강렬하게 마무리하라는 저자의 소개는 꽤 인상깊다. 예고편같이 호기심에 끝내거나 중요한단어를 크게 외치고 갑자기 마무리 하는 등의 방법은 확실히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을 기억할수 있게 할 것같다. 5자말하기나 최근 많아진 다양한 디지털학습플랫폼은 종종 사용하는 것이라 몰랐던 플랫폼들만 확인하고 넘어갔다. 플리커스는 한번 도전해보고자 한다. 텔레파시게임은 생각만 했던 것인데 구체적활용방법을 읽고 나니 여유가 될때 사회나 국어 비유에서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끄덕끄덕놀이는 당신의 이웃사랑놀이와 꽤 흡사한데 장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꽤 재밌는 마무리 수업이 될 것 같다.
5장은 사랑이 넘치는 자투리 놀이로 창체시간이나 학급놀이시간 혹은 수업이 일찍마친 날 하면 좋을 놀이들이 소개된다. 여기 소개되는 놀이는 대부분 다 했던 것들인데 당이사(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전기놀이 크로스손풀기 공넘기기 발음정확하게 하기 교과서 숨은그림찾기 실내화컬링등이다. 정말 다 했던 놀이들인데 책으로 정리되어있어서 마음이 편안하고 교실에 두고 생각날때 펼쳐보고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콩옮기기는 새로운 게임인데 생각해보니 교대에서 했던 기억이 있다 ㅡㅡ 세상에.,. 소근육발달에 좋으니 우리 아이들에게도 도전할 기회를 줘볼까 생각해본다 ㅎㅎ
놀이 아이디어가 280개라고 해서 굉장히 많을꺼라 생각했는데 아는 것들이 꽤 많아서 좀 아쉽다가도 그때그때 생각나거나 찾아보고 한 놀이들을 이렇게 한번에 볼수 있게 책으로 정리되어 있으니 편리하다는 판단이 생겼다. 그리고 알고있는 형식을 약간 비틀어 다른 놀이로 만들거나 다른 방법으로 사용한 예시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초등과 다른 교육환경이지만 수업에 진심인 저자의 교육관에 꽤 공감한다. 분명 따뜻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일 꺼라는 확신이 든다. 동시에 나는 어떠한 모습의 교사로 올해 남게 될지 마음의 정리와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는 더 즐거운 추억을 함께 남길수 있는 교사가 되길.. 그 길에 이 책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