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역사 읽기 : 유럽편 영화로 역사 읽기
연동원 지음 / 학지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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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 지식을 습득하고 학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활속에서 통합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흥미롭고 효율적으로 느껴진다.
오페라를 들으며 그와 관련된 와인을 마셨고 뮤지컬을 통해 다양한 문학작품 혹은 역사적 사실을 좀 더 깊이 있게 알고자 했다. 비단 나의 경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몇 년 전 영화 '명량' 이후 역사에 대한 강의가 떠서 인기 스타가 된 역사강사의 일례를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 책도 그러한 시류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이 참 좋아할 만한 구성과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 그대로 영화를 통해 근현대까지의 유럽의 다양한 역사적 맥락을 다룬다. 이런 책은 해석하는 이의 입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그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대신 그에 대한 생각을 공감하거나 한쪽의 깊이 있는 입장을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서양사를 전공하고 현재 영상문화연구소의 소장직을 겸하고 있어서 자신의 전문분야를 잘 접목시켰다. 이런 사람을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영화도 역사도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행운이다.

책의 전반]]
각테마별로 3-4개의 영화를 메인으로 다루며 각 영화마다 비슷한 서브영화들을 소개한다.
테마1 고대그리스 문명
테마2 고대로마제국
- 오래될 수록 재미있는 것일까. 언급한 메인 영화 모두 봤던 영화들이었다. 내가 영화를 그리 많이 보는 편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했을때 꽤나 대중적이었고 인기가 있었던 영화들을 언급하고 있다. 책도 고대그리스나 로마시대의 이야기는 베스트셀러가 많다. 신화적이고 난폭하지만 신념이 있었고 영웅적이면서도 단순했던 그 시대는 오늘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찬란하고 궁금해지는 때인것 같다.

테마3 중세사회 성립
- 역시 재미있었던 영화로 중세를 설명하는데 영화2개로 설명하기에는 중세를 설명하기에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뒷부분의 현대를 좀 더 세분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근현대쪽 역사에 내가 너무 무지해서 그렇게 느낀 것일 것이다.)

테마4 근대로의 이행(예술과 종교)
테마5 근대로의 이행(영토분쟁)
테마6 절대왕정시대
- 역시 좋아하는 영화가 메인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미켈란젤로를 다룬 영화나 로빈후드, 잔다르크 등 유명한 인물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들이 그들의 행적을 중심으로 설명되고 있어서 흥미있게 읽혀진다. 꽤나 충격으로 다가왔던 절대왕권 루이14세를 소재로 했던 왕의 춤은 절대 왕정 시대에 대한 재미있는 시각을 보여준다.

테마 7 혁명 시대
테마8 내셔널리즘과 시민사회
-시민사회에서 나오는 영화들은 당시 유럽의 일반시민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혼란스러웠던 절대왕정 이후의 시대에서 일반 시민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단편적인 모습을 잘 분석한 영화들이다. 여기서 소개된 영화들을 실제로 보면서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책이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겉으로 영화의 화려한 포스터와 포스터의 문구만 보고 나왔던 영화였는데 저자의 [영화 속 역사]이야기를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부분도 많이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테마9 제1차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
테마10 제2차 세계대전
테마11 전후 처리와 이스라엘 건국
- 여기서부터 저자의 생각이 뚜렷하게 비치기 시작한다. 영화감독의 의도를 해석하면서 공감하지 못하는 바가 드러난다. 자신의 생각이 잘 드러난 그의 비판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영화에서 스치듯 혹은 배경으로 보여지는 여러 모습들을 역사적 관점에서 풀이한 것이 좋다.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가 많은데 전쟁영화를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지 잘 모르는 영화가 메인으로 다뤄지고 있었다. 저자의 생각과 공감이 많이 되었던 테마11의 이스라엘에 관한 이야기. 경제적 우위를 차지한 유대인들이 예술과 대중매체, 언론까지 장악하며 그들의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저자도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반가웠다.

테마12 냉전 체제
테마13 다극화 시대
테마14 식민지배의 후유증
테마15 사회주의 정권의 몰락
테마 16 동유럽 분쟁과 현대 유럽
- 뒤의 테마들의 역사 설명은 개인적으로 너무 생소해서 오히려 간단한 영화속 역사 설명이 아쉬웠다. 좀 더 역사적 지식이 있었다면 이해하기 좋았을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였고 아직도 연결되고 있는 역사이기 때문에 저자의 입장이 뚜렷하게 드러났고 나는 어떠한 입장을 가질 만한 주관적인 생각이 없기 때문에 더 혼란스럽다고 느낀 것일 수도 있다. 소개되는 영화들도 거의 모르는 것이었는데 사실 영화 소개가 친절하지 않아서 좀 재미없이 느껴지기도 했다.

총평]]
영화포스터나 영화의 한 장면이 사진으로 나오고 [영화 속 역사]에서 간단하지만 영화에 대한 언급이 나오긴 하지만 영화를 모르면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아는 영화가 나오는 경우에는 새롭게 깨닫거나 의미를 이해하는 설명이 많아서 좋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찾아서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영화가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도 밝히고 있고 그 배경이나 설명이 있기 때문에 한번 본 영화를 다시 봐도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제작&에피소드]가 영화 감독이나 촬영의 이야기를 더해줘서 흥미롭다. 마지막의 [영화vs. 영화]의 비교영화 소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다른 입장을 다룬 영화나 같은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영화인데 역사라는 특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다. 누가 다루느냐에 따라서 역사는 다르게 기록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많은 입장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재미와 지식적인 측면 둘다 적당히 잘 충족시킨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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