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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프리다 칼로 이야기 - 강인하고 슬픈 영혼
마리아 에세 지음, 윤승진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서양의 여성, 아니 페미니스트의 대표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는 자신이 색채가 뚜렷한 화가이다. 강렬한 색채와 화려한 색감 표현으로 고통스러워보이는 여성, 자신의 모습을 그린 화가이기에 그녀의 성격과 강인함을 짐작할 수 있다. 허나 그녀도 사람이었고 어여쁜 소녀였으며 사랑에 고통받은 여인이었다.
오히려 강해보이는 신념으로 끔찍한(주관적이지만 그녀의 사랑, 디에고는 끔찍한 남자이다.) 남자에 대한 사랑을 끝까지 관철한다. 아무리 상처를 받아도 말이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주관으로 본인을 잃지 않기 위해 그림을 그렸고 신체적인 고통을 이겨냈다.
태어날때부터 척추기형을 (소아마비가 아니라한다.)겪었고 1925년, 버스사고로 긴 버스손잡이 기둥이 몸을 관통하였다. 그때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첫남자 알레한드로와 헤어지고 이미 2번째 부인을 둔 운명의 남자 디에고를 만나 결혼을 한다. 이 때 그녀는 자신을 숨긴다. 학생 때부터 입던 바지가 아닌 전통의상 치마를 입고 그를 위해 요리한다. 하지만 1년 후 남편의 외도가 시작되고 아이를 유산하며, 여전히 그림으로 고통을 승화시켰다. 미국을 갔고 아이를 또다시 유산했고 다시 멕시코로 온 그녀의 인생은 다시 고통으로 범벅되는 듯하다. 큰 수술을 겪었고 또다시 유산, 심지어 처제와 외도를 한 남편에 의해 그녀의 인생은 무너져버렸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자유롭게 본인의 모습을 보이며 살게 된다. 자유연애가 이어졌고 정치적인 사건들에 연루되어 힘든 일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디에고와 이혼, 재결합이 이뤄진다. 일기를 쓰고 아이들을 학교에서 가르치던 프리다 칼로, 1946년 큰 수술로 후에도 본인의 첫 개인전을 열고 침대째 미술관을 가지만 다리를 절단하고 얼마 가지 않아 47살, 젋은 나이에 숨을 거둔다.
[책에 대해]
마리아 에세라는 일러스트작가의 첫 작품이다. 이 책은 프리다 칼로에 대해 그림만 접해서 그녀를 잘 모르는 이가 본다면 더 재미있을 것도 같다. 그녀의 애정관계가 주요한 일생의 사건들을 연도별로 간단간단하게 표시해놓은 것들은 그녀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눈도 즐겁다. 그녀의 그림을 일러스트로 표현하였고 각 작품에 대한 사건의 설명이 나오기 때문에 그림을 이해하기도 편하다. 시대순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워낙 그녀의 인생이 사건사고가 많고 고통이 많이 섞여있어서 불편할 수도 있지만 보기 예쁜 일러스트 그림을 보면서 순화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장하고 있고 싶은 그림들이다. 다만 미술사적 의미는 거의 없다. 그녀의 그림을 사랑한다면, 원본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마라. 단 한 작품도 실려있지 않다. 그녀가 스스로 쓴 일기같은 형식이지만 인생의 다양한 사건들이 가볍게 다뤄지고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가 깊이 있게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정도만 알아도 충분한 것 같아서 만족했다.
[마무리]
페미니스트 프리다 칼로와 그녀의 여성편력 남편 디에고에 대해 평소 궁금하긴 했었다. 그리고 그녀의 삶 역시 궁금했었다. 그림을 보면서 나는 절대 운명의 장난 따위에 지지 않겠어 라는 느낌의 강한 여인을 보았지만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마치 단단한 껍질 속 연한 속살이 다친 것을 숨기려하는 여린 여인이 소리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체 어떤 삶을 살면, 어떤 성격의 사람이면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 했었는데.. 같은 여자라 그런지 마음이 짠했다. 나에게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들려주었기에 괜찮은 책이었다. 일러스트도 나름 이뻤다. 하지만 이건 프리다 칼로의 책은 아니다. 그녀에 대해 이야기한 마리아 에세라는 신인 일러스트의 책일 뿐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녀의 전시회장이나 혹은 서점에서 진짜 그녀의 그림책을 한권 사고 싶다. 진짜 그녀의 그림이 있고 그녀의 혼과 마음이 나타난 그런 책을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