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합본판
이토 준지 지음 / 시공사(만화)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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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010777000.tistory.com/48

 

처음 홍대 만화책방 '즐거운 작당'에 갔을 적엔, 어떤 만화를 읽어야지 하고 미리 생각을 해놓지 않아서 제대로 읽은 것도 없이 이것저것 조금씩 건드리다가 돌아왔다. 그때 그곳을 나오면서 '아, 이토 준지가 있었는데!'라고 후회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를 생각하고 잊지 않고 이번엔 <소용돌이>를 찾아 읽었다. 보니까 이번에 나온 <마의 파편>까지 있을 정도로 만화책이 업데이트가 잘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이토 준지의 다른 전집 <공포의 박물관> 시리즈는 전부 가지고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이토 준지 책은 기존에 있던 걸 개정하면서 내는 경우가 많아 이것도 그런 건가 싶어서 이 책을 사질 못했다. 그러다 결국 여기서 읽게 됐는데 다행히 겹치는 작품은 아니었다. 소용돌이의 저주에 휩싸인 마을을 배경으로 여러 편의 에피소드가 단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은 키리에이고, 그의 남자친구인 슈이치도 계속 등장한다. 마지막에 주인공은 같지만 다른 내용인 <은하>라는 작품도 덧붙여져 있는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작품이다. (내가 읽은 이 책은 기존의 소용돌이 전3권을 단 한 권으로 묶은 무삭제 완역 합본판)

 

해안가의 작은 마을 크로우즈는 소용돌이의 저주 탓에 사람들이 기이한 현상에 놓이게 된다. 슈이치의 아버지는 소용돌이의 집착하다 급기야 동그란 관 속에 소용돌이 형태로 몸을 구부려 뼈가 우둑우둑 끊어지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남편이 그렇게 죽고, 슈이치의 어머니는 소용돌이의 모양만 보면 없애버리게 된다. 어느 날 자신의 지문도 소용돌이 모양임을 발견하고 지문을 잘라내고, 달팽이관 역시 그와 같은 형태를 띤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가위로 자신의 귀를 찔러 버린다. 이런가 하면, 저주로 인해, 사람이 달팽이화가 된다든가, 얼굴에 소용돌이가 생긴다거나 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 같은 소름끼치는 잔인한 내용은 그의 기괴한 그림체와 맞닿아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정말, 읽으면서 이토 준지는 공포 만화계의 천재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가 독특하다는 걸 또 깨닫게 된다. 개인적으론 <마의 파편>보다 수작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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