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yyn0521/220388537795
《미움받을 용기》 : 행복해지는 법은 지금, 여기에.
《미움받을 용기》를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한 건, 지금은 종영되어버린 <속싸정살롱>이란 프로그램을 통해서. 어떤 주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진중권 교수가 타인에게 미움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의식을 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 것을 이야기하면서 이 책을 추천했다. 그때 진중권 교수가 추천을 하던 당시는 이미 베스트셀러가 됐던 때였는데, 그 당시엔 별로 흥미를 갖지 않다가 뒤늦게야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 5월에 떠났던 전주에서 급 사버렸고 그걸 6월이 되어버린 지금에서야 겨우 다 읽었다.
《미움받을 용기》는 기존 심리학의 대가인 프로이트의 원인론을 부정하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다룬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어려운 책은 아닌가 싶을 텐데,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철학자와 청년이라는 두 인물의 대화체로 내용을 구성해가고 있다.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청년(일자리, 외모, 능력 등등)이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철학자의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지만 서서히 설득되어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심리학이라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읽는 느낌이 강렬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청년은 계속해서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거)는 바뀔 수 없고, 인정욕구를 통해서만 사람들이 행복하기 때문에 행복해지고 싶어도 행복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철학가가 '아들러의 심리학을 통해서는 과거는 바뀔 수 없지만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지금 여기에 충실하다면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행복하기 위해선 인정욕구보다는 공헌감(자신의 존재가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스스로의 만족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니 타인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좀 더 집중하란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삶을 선의 형태로 보지 말고, 점의 형태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선의 관점은 등산을 한다고 할 때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둔다. 그러면 그 전까지의 과정은 무의미한 것이 된다. 하지만 점의 관점은 목표가 등산이 아니고, 지금 이 순간 찰나다. 걸어 올라가는 행위 그 자체라는 것. 그러니까 '선'은 불완전한 것이 합쳐져 궁극의 목표가 되는 것이고, '점'은 이미 완전한 것이 합쳐서 완전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지금, 여기 점의 관점으로 삶을 살다보면 이미 지나온 과거나 불확실한 미래에 헛물켜는 일이 없이 행복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이 그렇다 보니 '타인의 시선', '인정욕구'를 다루겠구나 했었는데 사실 그보다 폭이 넓다. 그래서 약간 주제에 집중한다기보다는 독자들이 고민할 만한 모든 문제들을 짜깁기한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여기서 언급한 문제들 중 어느 한 문제라도 해당되는 독자가 있을 거란 얘기. 그러다 보니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책이 된 것 아닐까 싶은. '아들러'라는 생소한 심리학자를 끌어들였지만 실상 펼쳐보니 전혀 새롭지 않은 이야기 같다는 아쉬움이 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