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발견
곽정은 지음 / 달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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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218222369

 

곽정은의 신간 <혼자의 발견>.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전작 <내 사람이다>가 좋진 않았는데 왜 또 이렇게 신간이 나오면 갖고 싶어서 안절부절하는지. 표지도 이쁘고, 제목도 좋고 사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구입했다(게다가 곽정은도 내가 꽤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 방송에서 논란이 있어도 대신 반박해줄 만큼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 중 하나라서). 어쨌든 도서정가제 도입 이후 책은 자제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지갑을 또 열어버렸다는. <내 사람이다>가 약간 담담한 에세이일 거라 생각했는데 잡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다소 당황했었는데, 이번 책은 보도자료를 보고서 그러지 않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비슷한 톤이었다. 


연애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방송을 하기 때문에 그러한 얘기를 한 것뿐이라는 걸 보고 색다른 이야기를 하려나 싶었는데 이 책 역시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연애와 관계다. 코스모폴리탄의 기자로 활동하다가 사표를 제출하고, 프리랜서로 나서고 나온 책이라 약간 일에 대한 것도 없진 않았지만. 이제 더 이상 곽정은의 다음 책을 기대는 해도 사서 읽진 않을지도. 도서관에 가서 빌려서 읽고 하루 푹 생각하면 족하다 싶다.  

 

내가 기대했던 이 책의 방향은 <보통의 존재>라는 책처럼 잔잔하지만, 뭔가 마음에 탁 하고 박히는 그런 거. 그리고 길이도 짧지 않은 그런 글. 근데 잔잔한 느낌은 덜 했고, 진지한 느낌도 덜 하다. 그냥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었을 때 애들이랑 했던 얘기 정도. 글이 쉽게 읽히고 재미도 없지 않은데, 어딘가 가벼운. 깊은 사유를 통해 내뱉어진 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특히 그 연애와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부분이 아닌데서도 무조건 그 쪽으로만 얘기가 진행되니까, 졸린 눈을 비비고 밤잠을 아껴 책을 조금씩 읽어나갈 때 '이게 이렇게 잠을 아껴가면서 읽어야 할 만한 책인가'하는 회한이 들기도.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이런 느낌이 들 수도. 하지만, 곽정은 사람이라는 자체가 좋아서 이 사람의 생각, 삶의 방향, 라이프스타일, 뷰티 등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나쁘지 않겠다.

 

p. ???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연애를 배제한 다른 일상에서 '성취의 경험'을 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진심으로 사랑받고 인정받는 일이 연애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신하는 순간 비로소 '연애를 안 해도 꽤 행복하지만 연애를 해서 이 행복을 함께 나누고 싶은' 상태에 이를 수 있다. 그 상태가 되면, 누군가를 만나 혹 또다른 종류의 상처를 입는다 해도 크게 절망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될 것이다.

 

p.???

나보다 십수 년 먼저 일을 시작한 선배들이 가르쳐준 건 그렇게 열심히 버티고 또 버텨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섰지만 꼭대기에 오르고 나면 바닥으로 내려오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그러므로 피라미드에 오르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직업이 바뀌어도 적용 가능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두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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