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두 남자가 수상하다
손선영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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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003819353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을 제대로 읽어 본 기억이 없다. 대학교 때, 추리소설을 좋아하면 우리나라 것도 좀 읽어보자 싶어 <추리소설 걸작선> 같은 걸 보긴 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이 소설이 대단하다'라는 등 여러 걸출한 상의 수상작이라며 홍보가 대단하고, 기대만큼 재미도 있는데. 처음 우리나라 추리소설을 접했을 때 충격은 잊을 수가 없었다. 많이 읽어보질 못해서 굉장히 주관적이긴 한데 정말 별로였다. 그 뒤로 도저히 우리나라 추리소설을 읽을 엄두가 안 났다. 그러던 중 <이웃집 두 남자가 수상하다>를 읽게 되었다. 표지가 상큼해서 좀 가벼운 소설 일 것 같아서 도전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마저 재미가 없다면 정말 우리나라 추리소설에 등을 돌렸을지도.

정말 몇 년만에 읽게 된 우리나라 추리소설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아-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쓸 수 있는 작가가 생겨났구나 하는 마음에.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는 이야기를 어떻게 이리 유쾌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싶었다. 손보다 항상 입이 먼저 나가는 일러스트레이터 장수정은 우연하게 이사온 집에서 수상한 이웃집 남자들(오현리, 손선영)과 마주하게 된다. '독살'을 운운하고 이들이 범죄자라 확신한 그녀는 경찰에 신고하게 되고, 그렇게 인연이 닿게 된다. 이상한 콤비 두 남자와 친하게 된 장수정은 우연히 동네의 고양이들이 하나둘씩 죽어간다는 걸 발견하게 되고, 이들과 함께 살묘범을 잡기로 한다.

그런데 단순한 '고양이의 죽음'이라고 생각했던 사건은 점점 더 큰 실체를 맞닥뜨리게 된다. 피해자들을 납치해서 인신매매를 하는 것까지. 어떻게 살묘범이 살인범으로 바뀔 수 있나 싶으면서도, 사건이 진행될수록 이게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서 흥미진진. 그리고 얼마나 범죄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는지 싶게 각종 약물의 해, 범죄사건의 트렌드, 사건의 수 등이 사실적이라 읽으면서 은근히 공부가 되기도 했다. 또 장수정의 아버지뻘 되는 오현리는 얼핏 애니 '명탐정 코난'의 유명한을 보는 듯하고(엉뚱함이), 추리에 있어서 뛰어난 면모를 보이는 손선영은 코난을 보는 듯하다(배 나온 외모를 제외하고). 굉장히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닮은 두 사람이 벌이는 조합이 보는 내내 재미있다.

다만 살짝 아쉬웠던 건, 범인은 누구다 하고 확실하게 얘기해주는 게 아니라 마지막까지 단서를 던져줄 뿐 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 추리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실제로 내가 추리를 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예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도 '범인은 당신입니다'라고 하고선 끝내버려서 허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래도 그나마 나 같이 둔한 독자를 위해 스페셜 페이지를 만들어뒀다. 뒤에 부록으로 딸린 대담을 읽으면 범인을 단번에 찾을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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