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인간 한스 올라브 랄룸 범죄 스릴러 시리즈 2
한스 올라브 랄룸 지음, 손화수 옮김 / 책에이름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http://blog.naver.com/yyn0521/220003505117

 

이름도 생소한 북유럽 작가 '한스 올라브 랄룸'의 <파리인간>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북유럽 작가의 책을 읽어보는 건 처음이고, 표지 디자인에서 풍겨오는 이미지가 아무래도 가볍다기 보다는 무거울 듯해 보였다. 게다가 전쟁과 관련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니.. 출판사에서 리뷰어 요청을 받았지만, 아무래도 가볍게 책장을 넘기기보다 신경을 꽤 많이 써야 할 책인 것 같아 처음엔 좀 망설였다. 그래도 좋아하는 추리소설이고,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나라의 소설을 읽어보겠나 싶어서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무겁지 않고, 글 속에 쉽게 녹아들게 된다. 노르웨이의 대부호인 막달론 셸데룹은 살해위협을 받고 있다며 콜비외른 크리스티안센 경감에게 전화를 건다. 경감은 약속을 잡고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려 했지만, 의뢰인은 이미 죽어버린 뒤다. 현장에 있던 용의자는 같이 저녁 만찬을 즐기던 10명의 사람들. 10명의 사람들은 모두 막달론 셸데룹을 죽일 동기가 있다. 경감은 용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셜록 홈스를 뺨치는 날카로운 추리력의 소유자인 10대 소녀 파트리시아와 환상의 궁합을 선보인다. 작품 내에서는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막달론 셸데룹의 영향권에 얽매여 위성처럼 떠돌던 이 용의자 10명을 '위성인간'이라고 칭한다.

초대받은 사람들과 연속적으로 살해되는 부분, 그리고 반전의 느낌이 흡사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보는 듯했고, 파트리시아와 경감이 범인의 윤곽을 잡아가는 동안에는 셜록 홈스와 왓슨을 보는 듯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좋아해서, 고전 추리소설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위성인간>은 세기의 추리소설 작가들의 장점만을 뽑아 세련되게 구성해놓아 읽는 동안 거부감이 없었다.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 바보같은 행동도 하지만, 대체로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 경감의 모습도 이 책의 호감도를 높인다. 북유럽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가 주인공들의 긴 이름은 막달레나 셸데룹, 크리스티안센 경감 같은 긴 이름들은 읽으면서 빨리 적응하긴 힘들었지만!  

이와는 별개로 책과 직접적이진 않지만, 대부호로서 주변 사람들을 억압하는 인물로 묘사됐던 '막달론 셸데룹'의 이기적인 모습은, 이전에 읽었던 심리학 책인 <포기하는 용기>에서 나왔던 내용과 얼추 맞아 떨어져 신기하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찬양하는 듯한 나르시시즘의 모습이 보여지고, 타인을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했던 부분이.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던 북유럽 소설의 첫 시도는 꽤 성공적이다. 400 페이지 이상이라 책이 꽤 두꺼운 편인데 다음 내용이 궁금해 지하철에 들고 다니면서 틈틈이 시간내서 읽었을 정도. 각설하고 재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