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종이 울리면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352
이하람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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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잊는 건 참 쉬운데 기억하는 건 어려운 법이지.”-68쪽


왕할머니 사십구재를 위해 솔개사에 방문한 열세 살 소년 우찬.
왕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부터 우찬이의 머릿속엔 친구 태성이와 함께 날릴 드론 생각만 가득했다. 마침 솔개사 인근엔 어른들의 간섭을 피해 드론을 자유롭게 날릴 수 있는 금지구역 ‘솔비들’이 있었다. ‘솔비들’은 솔개마을 근처에 있지만 가까이 하기엔 어쩐지 꺼려지는 음산한 곳이다.

우찬이와 태성이는 드론에 카메라를 달아 금지구역 솔비들을 내려다 보기로 약속한다. 갑작스러운 까마귀 떼의 방해로 드론은 금지 구역 안으로 사라지고,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오랜 비밀이 가득한 철창 안으로 발을 들인다.


90쪽
처음부터 우연은 없었다. 어쩌면 드론을 솔비들 위로 날리게 된 것도, 까마귀가 날아서 드론이 떨어진 것도 모두 내가 제자리에 맞춰야 하는 퍼즐 조각이었는지 모른다.


그곳에서 알게된 왕할머니의 과거, 그리고 생전 할머니가 수놓았던 서른여덟명의 낯선 이름의 정체를 알게 된 우찬은 솔비들에 묻힌 시대의 비극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결심을 한다.



115쪽
가슴이 먹먹해졌다. 도와주는 어른이 없던 시절, 모두가 피해자였던 그 시절. 열세 살 이순영은 두려웠을 것이다.


서울 한강을 산책하다 날아가는 드론을 보고 이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하람 작가.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 답게 고학년 아이들에게 시대적 비극과 잊혀진 역사, 그리고 그 시대를 견뎌낸 어린 아이들덕분에 오늘날의 우리가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모두가 피해자였던 그 시절’ 어린 순영이와 권동수, 권동희. 그리고 서른 일곱 명의 아이들.
시대의 비극을 보듬었던 것은 결국, 그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이름을 하나하나 수놓았던 이들의 ‘기억’과, 시대를 건너 우찬이에게 전달된 ‘용기’였다.

‘잊는 건 쉬워도 기억하는 건 어렵다’는 말처럼,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잊힌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책임인지 깨닫게 해준다.


139쪽 -작가의 말
“저는 앞으로도 지도에 없는 곳을 상상하며 어딘가에서 들리는 종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서평 작성을 위해 창비에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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