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뮈엘의 일기 - 2026 볼로냐 라가치상 COMICS - Middle Grade 부문 대상 수상작 ㅣ 길벗어린이 문학
에밀리 트롱슈 지음, 이재원 옮김 / 길벗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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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일기 한 장쯤은 품고 사는 법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소설 속 주인공 사뮈엘은 같은 반 친구를 짝사랑한다. 절친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하는 속마음을 그는 오롯이 일기장에 써 내려 간다.

그 시절엔 왜 이리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는지. ⟪사뮈엘의 일기⟫를 읽으며 그 시절의 미숙함이 떠올라, 방 구석 어딘가에 박혀 있을 옛 일기를 태워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히 일기를 썼지만, 어느 순간부터 일기장은 ‘시옷&비읍’ 같은 욕설이나 상사를 향한 분노나 복수하는 예고글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혹시 나중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증거 자료로 쓰일까 봐 그만두게 되었다.


그럼에도 일상을 기록하는 행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일상을 남기기 시작했다. 스토리로 일기를 쓰면 자연스럽게 남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 ‘남이 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꽤 정제된 표현과 어휘를 쓰게 된다는 뜻밖의 장점이 있다.


요즘엔 사생활 침해 문제, 학원 숙제 등으로 아이들이 일기를 쓸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일기는 단순히 오늘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다. 보고 들은 것을 통해 ‘나는 어떤 생각을 하였는가’를 도출해내는 고차원적인 행위다.


일기를 쓰며 하루를 복기하고, 그 순간의 ‘못나게 대처한 나, 부족했던 나, 혹은 꽤 멋있었던 나’를 바라보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


선행 학습이 우선이란 이유로, 글쓰기가 힘들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생각하는 행위까지 거세하는 작금의 교육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흑역사도 내 인생의 일부이지만, 그럼에도 싸이월드는 절대 파묘되어서는 안된다.






*서평 작성을 위해 길벗 어린이에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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