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최은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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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학상을 봐도, 여러 작가들이 모인 가운데 수상한 작품들은 어떤 작품집일까 흥미가 인다.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한 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재미를 준다. 이번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을 각 작품마다 짧게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김춘영, 최은미 作]
최은미 작가의 표현 능력에 새삼 감탄했다. 물 흐르듯 작품 내 공간이 그려진다. 탄광촌에 대한 역사를 기록하며, 김춘영이 탄광의 아내, 여자 광부도 아닌 탄광촌 내 술집 여자였음을 나타내며 소설과 독자 간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면담, 이라는 서술 형식을 통해 최은미가 보여주려는 바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푸집의 형태, 강화길 作]
강화길 작가 아니면 누가 이런 작품 쓰냐.. 사랑이 어떻게 사랑으로만 가득 차 있을 수 있을까. 삶을 살아가며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사랑에 대해, 그리고 그 사랑이 보여주는 증오에 대해 강화길만큼 잘 쓰는 작가는 없을 거라는 걸 보여주는 작품.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김인숙 作]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엄마'의 모습은 생소하다. 사랑에 빠져 사기를 당한 어리숙한 엄마의 모습은 한국 문학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으니까.. 그런 엄마와 딸 사이를 이어주는 무언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빈티지 엽서, 김혜진 作]
예전에 다른 곳에서 이 작품을 읽었을 때도 결말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었는데, 다시 읽어도 자꾸 생각해도 매번 다른 마음이 든다. 그런 흔들리는 마음을 잠구는 방식에 대해서.. 번역이라는 행위에 이 이야기를 붙여둔 게 참 잘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마음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번역하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니까.

[눈먼 탐정, 배수아 作]
이런 거 누가 쓰냐 하면 이제 배수아 작가 밖에 안 떠오른다 이거죠. 사실 많은 걸 이해하지는 못했다. 이제까지 읽은 배수아 작가의 작품들을 생각하면.. 스스로를 원망할 수는 없다. 그냥 '느껴'. 사실 작가의 의도를 더 잘 읽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이제까지 읽은 배수아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이해할 수 있는 게 많았기에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맞죠

[돌아오는 밤, 최진영 作]
최진영 작가가 벽을 세웠다. 어느 날 문학평론가가 벽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제일 기특한 벽이라고 말했다. 나는 옆에서 그 걸 지켜보는 주민이 된거지.. 이 작품이 뭘 말하는데 근데 이제 나는 문학평론가가 평론을 해줘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그런 독자가 됨

[문제없는, 하루, 황정은 作]

평범한 악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작품, 그리고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누군가를 향한 폭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작품.. 내가 당장 먹고 사는 문제와 누군가가 죽어가는 일을 저울질 하면 나는 어디에 더 무게를 얹어줄 수 있는지.. 삶이란 이렇게도 불공평하고, 불행해서 나는 그러지 않고 싶었는데 삶이 자꾸 나를 이렇게 만든다고 구구절절 변명하고 싶은 그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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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파란 눈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49
토니 모리슨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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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파란 눈을 갖고 싶어하는 페콜라. 페콜라는 흑인 여자 아이로 태어났다. 파란 눈에 금발 머리, 누구나 사랑하고 애정받는 아이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페콜라는 언제나 가장 나쁜 선택으로 떨어졌다. 페콜라가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무엇보다 정확하고, 실체를 고발하는 글을 썼기에 이 소설이 이토록 비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누구도 페콜라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사랑했기 때문에 페콜라는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었노라.


흑인 사회의 비극과 추악한 현실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비극만이 그들의 삶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이 소설은 삶의 전부였다. 모두가 등장인물이었을 때 페콜라만이 주인공이라 이 비극을 이고 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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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김화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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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을 읽으며 너무 나같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를 소개 할 자리가 있다면 이 책을 대신 내밀고 싶었다. 저는 이 책이 의미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책 뒷표지에 '흔들리며 빛나는 청춘의 계절들'이라고 적혀있다, 고마웠다. 나의 모습과 감정이라고 여긴 문장들과 이야기에 그런 말이 적혀있어서. 


책과 나를 동일시하는 게 바보같지만, 그래도 난 정말 이런 사람이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생각을 했다. 나를 오래오래 생각하고, 문장으로 적혀진 내 감정을 더듬으며 오랜만에 스스로를 희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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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닌 -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하승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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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빠와 베트남 엄마를 두고 파란 피부를 가지고 태어난 재일이 주인공이다. 노동계급 출신의 미국 이민자 이기도 하다. 작가는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차별의 현장을 이야기 한다. 차별받는 아시아계 혼혈자라는 것도 모자라 '파란 피부'를 가지고 태어난 재일에게 혐오와 차별은 너무나 당연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혐오와 차별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말을 해도 부족하니까. 주인공이 받은 모멸과 수치심에 대해서 입 아프게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우리 모두 짐작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파란 피부에 대해서는 ? 우리 모두 가지지 않은 파란 피부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피부색은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


더이상 누군가에게 경멸받지 않고, 천대받지 않고,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그런 사회를 더이상 꿈 꿀 수는 없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싸워나가야 하니까. 싸웠다, 라는 기록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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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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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작가의 소설집. 말하자면.. 이름과 그 고유성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소설인 듯 하다. 이야기 내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부분이다. 소설은 재밌었다. 흡입력도 좋았고.. 작가가 굉장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을 했다. 


읽는 내내 아리송했다. 그래서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 게 뭐지 ? 어렴풋이 짐작은 되는데 아 !! 하는 명쾌함이 찾아오지는 않았다. 사실 저에게는 어려운 소설이었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더 많은 이야기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하자면 포기 대신 정진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는 거다...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김 박사는 누구였냐구요 ? 김 박사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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