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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
앤 케이스.앵거스 디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7월
평점 :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는 불평등, 능력주의, 빈곤, 실업, 경기침체, 공동체 붕괴, 불공정이 초래한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지난 30년 동안 교육을 덜 받은 백인들을 덮친 절망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는 학사학위의 유무, 의료시스템과 건강보험 제도의 문제이다.
미국의 특수성에 관해 상당 부분 다루고 있지만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 또한 많다.
교육 수준이 낮아 좋은 일자리를 갖기 힘든 노동자 계급의 증가는 결혼할 능력이 있는 남성들의 공급을 감소시키고 결혼율은 감소하게 된다. 사회적으로는 출산율 감소로 이어진다.
결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과 다른 선택권이 많아서 하지 않거나 미루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의 절망에 의한 죽음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교육 수준이 낮은 노동자에게 점점 더 불리하지만 교육 수준이 높은 소수의 노동자에게는 점점 더 유리하게 변해왔다.
또한 기업들은 노동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점점 더 불리하게 작용하는 시장지배력을 축적해 왔다.
이 책의 주요 논점은 이런 자본주의의 현실에서 교육을 덜 받은 미국인들이 좋은 일자리를 잃음으로써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뿐만 아니라 많은 공동체와 생활양식의 파괴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참 논쟁 중인 보편적 기본소득에 관해서는 정치와 민주주의가 보편적 기본소득과 함께 훨씬 더 잘 작동할 것이라고 보면서 다만 그것의 실현 가능성은 보편적 기본소득이 노동력 공급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임금보조금이나 최저임금인상 등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을 올려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인상은 기업에서 노동자로 힘과 돈을 재분배하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로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의 다른 면을 보았다.
임금 정체와 긴축재정으로 국민은 고통을 받아 왔다. 의료를 포함한 공공서비스의 질 추락 등이 그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과 기업들은 그런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노동자에게서 경영자와 주주로 부를 상향재분배하면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길 기회만 잡고 있다.
코로나로 드러난 선진국의 민낯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