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앗 - 투 - AJ공동기획신서 3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이렇게 무너지고, 공허해지는 가슴을 어떻게 말로 설명 할수 있을까. 아프다 못해 웃는 그녀의 속은 얼마나 문드러 질지 마음이 마구 타들어 갔습니다. 여자의 삶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되세겨 보는 시간을 가겼다고 말한다면 너무 상투적인 표현일까요. 아마도 그렇다고 말하겠지요. 상투적일지 모르는 표현이지만 달리 표현해 볼 단어를 찾아 나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누군가의 삶과 상처를 들여다 보고선 내가 이렇궁 저렇궁 참견하고, 훈수 둘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녀의 편을 들기에는 그녀의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고, 그녀를 비난하기에는 제겐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그녀에게 동조하거나, 가엽게 여기거나, 탓하는 것은 그녀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이책으로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고, 하소연을 하고, 비명을 내질러 아픔을 토해낼 수 있었기를 바랬습니다.

 

김서영님은 남편도, 그의 시앗도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맺어지지 못한것을 아타까워했고, 남편의 외로움을 이해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담담한 이야기만을 털어 놓았습니다. 가끔은 견딜수 없게 아픈 날에는 유쾌하게, 때론 추억을 끄집에 내어 행복했던 시절을 그리워했습니다. 담백하고, 유쾌하게 진솔하게 적어 내린 글에서 아픔과 비통함이 느껴졌습니다. 김서영님의 일생을 이렇게 남이야기처럼 가차없이 털어낸 용기가 놀라웠고, 그녀와, 남편과 시앗의 이야기는 충격적이고, 아팠습니다. 제일처럼 욕도 나왔으며, 가슴을 치고, 울기도 했습니다.

남편과 처음 만난 이야기, 시댁의 이런저런 가정사, 두아들의 이야기, 그녀(시앗)과 남편의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풀어 나감이 꼭 김서영님의 복잡한 마음과 생각을 보는 듯 아팠습니다. 시앗과 남편의 행각을 눈앞에서 봐야 했던 심정을 생각만해도 치가 떨려왔습니다. 저 같으면 팔팔 끓는 물을 부었을 법도한 상황에서도 침착을 잃지 않고, 둘을 말로 무시하고 혼내주는 상황들을 보면서 그녀의 지혜와 너그러움에 감탄하기도 했지만, 이 담담한 글에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김서영님의 고뇌와 아픔에 같이 아파했습니다. 

남의 집 욕할 입장을 아니지만 '참 대단한 집안 내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의 그 뻔뻔함에 짜증이 마구 마구 쏟구쳤으며, 시앗의 무분별함에 욕이 튀어 나왔습니다. 남편의 불안감으로 투정하고 짜증내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들이란 정말 한심한 인사다.' 라고 느껴 버렸습니다.

 

내남편에게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내 심정은 어땠을까 하고 이책을 읽기 전에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현명히 대처해 낸것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양극의 결정을 놓고 쉽사리 결정을 할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당해 보질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이런 일을 당하고도 갈팡질팡하는 마음이겠지요. '너나 가져라.' 하고 줘버리고도 싶은 마음과 절대 둘이 행복한 꼴은 못보겠으니 이혼은 안해준다는 마음이 교차합니다. 그 어떤 선택이든 가슴에 상처는 남을 테지요. 황혼에 가장 큰 아픔을 겪고 있는 김서영님에게 힘이 되는 책이였기를 바래봅니다. 자신의 죄명은 [남편을 믿은 죄]였다는 말이 아직도 가슴에 묵직하게 내려 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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