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후회남
둥시 지음, 홍순도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 읽게 된 중국소설 입문으로서 아주 성공적 이였습니다. 중국소설을 처음 접하다 보니 처음엔 걱정도 많이 되고 했는데, 의외로 흡입력이 강했고, 재미있었습니다. 펄벅의 [대지]속의 중국여인의 삶의 비통함을 잊을수 있을 듯합니다. 광셴의 여자들은 아주 이기적으로 나오거든요.  

 

어쩜 이런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인지. 읽는 내내 열불터져 가슴을 몇번이나 탕탕 쳐야만 했습니다. 제가 바라본 후회남 쩡광셴은 한심남 이였습니다. 어찌도 이리 멍청하고 답답한 인사인지 제가 더 속이 터져 버릴 뻔했습니다.  쩡광셴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정말 한심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의 세치혀가 만들어낸 사건과 사고들은 정말이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숨이 절로 나오고, 짜증나는 캐릭터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입을 함부로 놀리면 삶이 풍비박산난다.' 라는 것이면 아주 명확하게 전달해 주는 이야기 였습니다. 잘못 판단하고 뱉어버린 말 한마디가 온집안을 풍비박산 내고, 자신의 삶이 꼬이고, 심지어는 타인의 삶까지 좀먹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아주 해학적으로 보여 줍니다.

 

정말이지 광셴은 모자란 인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순진하고, 귀가 얇고, 줏대가 없으며 천진하기까지 한 쩡광셴의 삶은 15세때 한번 잘못 놀린 입으로 인해서 아버지는 홍위대() 등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하고, 어머니는 자살하고, 여동생은 행방불명이 되어 버려 한순간에 집안이 풍비박산 나버렸습니다. 광셴의 혀와 뇌는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저질러 버리는데 있었던 겁니다. 더 나아가 한마디로 좀 모자란 인간이라 셈과 경우에 밝지 못한 순둥이인것 이였습니다. 어쩜 이리도 다 저질러 놓고 후회를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순진한 광셴이 여자들에게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면서도 숫총각 이였고, 그러면서도 강간범으로 10년을 감옥에서 지낼 때 마져도 광셴으로 인해 조용할 날이 없는 모습에 불쌍하기도 하고, 대신 분개하기도 하면서 연민마져 느꼈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볼수 없는 인간형인 광셴의 순진함이 처음에 저에게는 짜증과 불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황당한 광셴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중국형 코믹캐릭터일까요. 은근히 짜증나고, 은근히 웃기고, 기막히게 짜임새 있는 사건들과 후회의 시간들이 [미스터 후회남]의 매력인 듯합니다.

 

초반부의 사회주의 냄새가 살짝(?) 나서 걱정을 조금 했습니다. 하지만, 쩡광셴 30여년의 생을 돌아보기 위한 밑받침 일뿐이였고, 중국사회의 변화에 즉각 적응하지 못한 광셴을 더욱 받혀주는 배경이 되어주었습니다.

사회주의(공산주의)사상이 지배적이였던 광셴이 아버지를 불결하고 사상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광셴이 감옥에 복역하던 중에 중국사회가 빠르게 변한 것을 광셴은 따라잡지 못하고 또다시 후회될 일만 계속 되는 것을 보니 광셴이 바보가 아니라 광셴 주위의 사람들이 정말 이기적이라서란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순진하고 조금 느린 광셴이 안스러워져 버렸습니다.

악이 없이 뱉은 말한마디에 그의 삶이 풍지풍파를 일으켜 버렸지만 보고 있는 저는 왠지 웃기고 불쌍해져 버렸습니다. 절묘하게(악의 없이) 아버지에게 염장을 지르는 광셴이 아직도 웃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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