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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의 여름
미쓰하라 유리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가볍고 일상적인 미스터리였던것 같다.
뭐라고 딱히 정의 내리기 곤란한 정체가 명확하지 않는 미스터리소설 같기도 하고, 그냥 일상적인 드라마적인 소설 같기도 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일상에서 흔히 품을 수 있는 의문에 대한 사건이나 사실을 미스터리적 요소로 풀어낸 이야기이다.
(열여덟의 여름)에는 4개의 단편이 있다.
각 단편마다 꽃에 관련된 모티브를 지니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팔꽃, 금목서, 헬리오트로프, 협죽도.
누군가의 소망을 담은 꽃, 누군가의 저주와 증오를 담은 꽃, 누군가의 사랑과 희망을 담은 꽃에 관한 보고서 같았다.
(열여덟의 여름)에서 미우라 신야는 어느날 다리 위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림 한장으로 그녀 스오와 신야는 친해지게 되고, 신야는 왠지 미스터리한 스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녀가 키우는 4개의 화분에 나팔꽃 씨를 심고 엄마, 아빠, 그, 그녀라는 이상한 이름표를 달아준다.
어느 화분의 씨가 가장 먼저 꽃을 피울지 기다리는 스오지만, 한편으로는 다 죽어 버렸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
신야와 스오의 이상한 관계가 드러 났을 때 '아, 일반적인 미스터리와는 다르구나.'하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4편 중에서 가장 미스터리적 느낌을 가진 <이노센트 데이즈>는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이겨내지 못해 힘들어 하는 후미카의 이야기이다.
학원선생님이였던 고스케에게 은연중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후미카는 모든 가족이 떠나(죽음) 버려서 힘들어하는 것일까.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후미카.
상처받은 후미카를 잡아 주고 싶은 고스케의 이야기는 죄를 떠나서 절망 앞에서 손내밀어 잡아주는 마음이 강하게 와닿는다.
총 4개의 단편들의 이야기가 모두 범인도 죄도 추궁도, 모든 것을 떠나서 희망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이였다.
"이런 생각을 한 당신을 전 이해합니다. 우리같이 이겨내요."
이런 느낌의 잔잔하지만, 인간적인 느낌을 받게 되었다고나할까?!
사람이 살면서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고, 그래서 일어날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누군가에 대한 사소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되는 헤프닝같은 이야기도 아주 맛깔스럽고 진지하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가 사는 모습을 조용히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느낌이란 생각이 들면서 타인에 대한 인식과 편견, 오해에 대한 위험성과 중요성에 대해 생각 해본다.
일상적인 모습에 보이는 아름다움과 아름다움 뒤에 감추어진 비밀과 어두움과 오해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꽃의 가시와 독에 비교되는 것같다.
사소한 오해와 편견이 꽃의 가시와 독이 되어 치명적인 결과가 되어 나타나듯이.
은은하고 잔잔한 이야기지만 생각해볼 것이 많은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