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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1 - 상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ㅣ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이책(밀레니엄)을 잡기전 무수한 망설임이 있었다.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복잡한 관계, 시사와 경제용어, 길고 긴 서론의 압박에 대한 이책의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밀레니엄 3분의 1가량 인물에 대한 상황과 묘사, 초반부 금융사기에 대한 설명은 아주 지루하고 더디게 진행이 되었다. 실로 너무나 지루해져서 3일간의 인내심과의 전쟁이였다. (아이 보면서 읽다보니 다른사람보다 더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다. ) 사실 책을 읽고 나서는 이 금융사기사건과 법정까지 가게된 이야기가 꼭 필요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물론 주인공 마카엘 블롬크비스트가 헨리크 반예르의 모종의 제의에 응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는 부분이 되어준다. 초반부의 미카엘의 고립과 기자로써의 신뢰성을 잃게 되고 절망적인 순간에 지푸라기라도 잡게되는 심정(심리)를 이끌기 위한 복선이다. 그러나, 그 복선이 너무 장황했다는 것이 문제였으리라. 조금 간결하게 이끌수도 있었을텐데도 작가는 상당히 많은 분량의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덫에 걸린 미카엘에게는 마지막 희망을 제시한 헨리크 반예르의 제안에 반신반의하며 수락한다. 표면적 제안은 헨리크 자신의 자서전 집필이다. 그러나, 실질적 제안은 36년전 살해(혹은 실종)된 손녀 하리에트 반예르의 행방(시체)를 찾는 일이다. 헨리크도 크게 기대를 하진 않지만 혹여라도 하리에트의 살해범을 찾을수 있기를 원하다. 기자인 미카엘에게 헨리크가 왜 이런 제안을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이유는 알수가 없었다. 내가 그 부분을 놓친 것인지도 모르고, 어쩌면 구체적 의도를 표한 문장이 없는지도 모른다. 미카엘의 절박한 상황에 미끼(금융사기 사건 : 베네르스트룀사건 )를 던지고 절박한만큼 열심히(성실히) 의무를 이행하리라 판단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여기서 주요한 인물이 한명이 더 있는데 바로 여자 주인공 리스베트 살란데르이다. 미카엘이 청렴결백하고 화이트 칼라 스타일의 엘리트라고 한다면 리스베트는 소외된 사회약자이고 거리의 여성, 혹은 정신병자같은 캐릭터이다. 리스베트는 스웨덴의 사회복지제도의 일환으로 스물네살이지만 후견인제도에 매여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판단이 되어 국가에서 후견인을 선정해서 관리감독한다. 어쨌던 그녀는 특이한 캐릭터임에 틀림이 없다. 온몸의 문신과 피어싱, 깡마른 몸매, 무표정한 얼굴, 무관심한 태도 등이 그녀를 특이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쉽게 그녀를 미쳤으며 사회 미적응자라 판단한다. 여기서 리스베트는 베일에 감싸인 존재로 등장한다. 그녀는 천재이다. 그래서, 약간 병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히스테릭한 면도 갖추고있다. ) 리스베트는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만나 반예르 가문의 암울하고 충격적인 가족사를 파헤치게되고, 하리에트 반예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혀낸다. 초반부 반예르 가족계보가 다양하고 복잡하며 그 인물수가 많아서 쉽지가 않았다. 이런 독자의 마음을 이해하도 했는지 책속 페이지에 그 계보도 적절하게 그려져 있었다.
이랬던 저랬던 <밀레니엄>을 읽고 나면 뭔가 명쾌하지만은 않다는 느낌을 떨칠수가 없다. 진실과 신의 사이의 갈등, 정리되지 못한 애정관계, 인물마다 지니고 있는 비도덕성과 꿍꿍이가 정의롭고 깔끔한 결말을 추론해주지 않는다. 이 책은 영웅소설이 아니다. 그 어디에도 영웅은 존재하지 않았다. 저마다의 야심과 속내가 존재했고 그래서, 이용당하고 이용당해 주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모습에서 현실적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반영했다고 본다.
사회복지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의 참 모습에 아연실색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소제목마다 한줄씩 달려 있었던 문구는 과히 여성인 내게는 충격적 문장이였다. 여성인권과 여성범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