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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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학창시절에 대한 기억과 애뜻함이 있으리라.

고등학교시절 만큼 잔인하고 권태로운 시간도 없으리라 생각했었다.

매일 매일이 반복되는 학교생활과 공부에 대한 중압감, 늘어만 가는 체중과 히스테릭한 짜증이 3년간 나를 지배했던 학창시절이 <머저리 클럽>을 읽으면서 기억의 댐이 한순간 터져버린 느낌이였다.

중학교 때 만큼 성적이 나오질 않아서 좌절하고 눈물 흘렸던 기억, 외톨이로 여고에 진학해 친구 사귀기가 힘들었던 시간들, 도심속에 자라 이기적이였던 친구들에게 느꼈던 서운함과 분노,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았던 첫사랑에 대한 기억, 입시에 대한 끝없는 불안과 속박에 힘겨워 했던 시간들이 둑이이 터져 넘치듯 나의 기억들이 쏟아졌다.

고교시절은 희망도 없고, 이유없이 우울하고, 화가 났었던 시간들 이였다. 그러면서도 내게 가장 아름답고 소중하면서 그리운 내 삶의 전부와도 같은 시간이기도하다.

언제 3년이 다 지나가는 것인지 매일 매일 고민했고,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만 싶었던 시간이 지금에 와서야 가장 많이 회상하고 그리움에 사무치는 추억과 과거가 되어 있었다.

 

<머저리 클럽>의 시대배경은 70년대 정도 일것으로 보인다.

내 아버지와 같은 세대의 학창시절의 이야기이지만 왠지 또 다른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같은 동시대를 살았을 최인호 작가와 내 아버지의 상반된 삶이 느껴져 마음이 아파온다.

작가 본인의 학창시절을 경험으로 썼을 <머저리 클럽>. 그러나, 그때 내 아버지는 어딘가에서 고단하게 일을 했을 것이고, 등교길에 학생들을 보며 출근하고 그들을 부러워 했으리라.

누군가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을 교복과 학교를 다니면서 정작 본인은 학교에 대한 불만과 입시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한 학창시절을 보내었고, 그런 나의 이야기들이 이책 <머저리 클럽>에 있었다.

 

70년대 영화같은 말투가 코믹하고 우스웠지만, 시대상이 절절이 느껴지는 부분이여서 현실감이 존재했고, 70년대의 시간속에 들어간 기분을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학교에 다닌 시기는 달라도 학창시절에 대해 가지는 의미는 모두 같을 것이다.

<머저리 클럽>은 내 소중한 기억의 일부분을 깨우고, 학창시절의 즐거움을 다시 맛보게 해주었다.

그때의 기억만으로도 너무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학창시절의 내 친구들이 아주 많이 보고 싶어진다.

 

"짜증나고 힘들어 미치겠지만 언젠가는 지금 이 순간을 그리워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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