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 지는 마을
유모토 카즈미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짱구영감! 처음에 책소개 내용을 대충 훌고는 짱구영감이란 인물이 주인공 가즈시의 아버지이며, 가즈시의 엄마에 남편이라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짱구영감은 가즈시엄마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꼬질꼬질하고 더러운 짱구영감이 딸의 집에 나타났다. 즉, 외할아버지인 짱구영감과 엄마에 관한 추억이 담김 이야기였다. 가즈시의 저녁노을이 물든 추억이기도 했다. 마흔이 넘어 어린시절의 저녁 노을 지던 마을을 회상하는 거즈시.

 

읽는 내내 의미를 생각해 보게하는 이야기였다. 나는 부모가 이혼을 하지도 않았고, 버림받은 기억도 없으면, 무책임하고 방랑자적 기질을 가진 가족 구성원도 없다보니 공감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렸던(떠나버렸던) 가족이 '두둥'하고 나타난다면 어떤 심정일지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도데체 알수가 없는 일이다. 무책임했던 아버지를 용서 할수 있을까? 돈이 떨어지기만하면 나타나는 아버지를 받아들일수나 있는 것인지 의아스럽다. 그렇다고 내치지도 못하리란 것을 안다. 그러한 가족간의 사랑과 증오, 미움이 이곳에 있었고, 가족간의 사랑과 용서를 볼수 있었다. 미워도 용서 할수 밖에 없는 것이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과 몸에 상처받은 딸을 위해 해변의 뻘에서 피조개를 하루종일 캐내어 양손에 양동이 가득 피조개를 담아 들고서 노을이 지는 마을로 걸어오는 짱구영감의 모습에서 딸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엿볼수 있었다. 미안함과 사랑을 담아서 그렇게 노을이 가득 담긴 양동이를 들고서 말이다.

한밤중에 손톱을 깍으면 부모의 임종을 지켜볼수 없게 된다고 말하면서 가즈시의 엄마는 밤중에 없는 손톱을 짱구영감과 마주보며 깍아 된다. 그러면서도 조용히 벽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짱구영감을 보고 측은한 얼굴이 되어버린다. 무책임했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반항, 그러면서도 늙어버린 모습에 측은해지는 마음이 가슴 찡해지게 했다.

 

가족이기에 용서되어버리는 모든 것들.....

가족에게 상처 입었다면, 상처를 주었다면 이 책과의 만남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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