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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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날 무슨 거짓말을 하며 살고 있을까?

친구의 전화에 아프거나, 바빠서 못 나간다는 거짓말도하고, 애가 말을 안들어서 힘들어 죽겠다는 거짓말도 한다.

그렇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거짓말을 하면서 자기 합리화하며 살고 있는게 현재의 내 모습이다.

오늘의 거짓말이란 이 책은 단편 소설집이다.

10개의 단편 중에 나는 '삼풍백화점'과 '어금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니 여기 까지 읽었을때는 '아~ 좀 다른 류의 소설이구나. 뭔가 그 동안 건들지 않은 부분을 손된 듯한 소설이다.' 생각을 했다.

 

삼풍백화점의 단편은 고교동창이 어느 날 삼풍백화점 내에서 의류매장서 일하는 친구와 만나게 된다. 주인공인 나와 친구는 서로 깊이 묻지도 않으며, 관섭하지 않는 선에서 관계를 유지한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기 전 그 속에서 존재 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뉴스에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는 뉴스가 대대적으로 방송이 됐었다.

부실공사로 인한 사고라 했고, 상층의 수영장이 문제라고 말 했던 기억들이 난다. 둘다 문제의 요인이 아닐까 싶다. 부실한 건물에 상층에 수영장의 물의 무게가 더 하중을 견지디 못하게 했을테니 말이다.

내용이 어찌 되었던 당시엔 큰 이슈였고, 다신 일어나선 안되는 끔찍한 사고 였었다. 몇일만에 무사히 구출되어 살아 나온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건물이 무너지면서 죽었다. 난 그런 백화점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본적도 없었다. 작은 지방의 어린 학생이였을 뿐이였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그날 주인공은 친구를 찾아가지만 친구를 만날수 없었다. 호출기에 음성을 남기고 돌아서 집으로 왔을 때 건물이 무너진다. 그녀는 친구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친구의 생사를 확인하지 않는다. 그냥 다만 살아있기를 바랄 뿐.

그 주인공과 친구는 내가 될 수도 있는 일이 아닐까? 그 일을 남 일로만 생각하다 이렇게 글의 소재로 다시 보니 내가 갔던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왠지 목덜미가 섬짓했다.

 

어금니의 단편은 조금 시각이 다른다.

소설에선 피해자 입장에서 서술되는 법이 많은데 가해자의 가족입장으로 사건을 말하고 있다.

그날은 주인공의 생일이였고, 주인공은 어금니 치료를 받던 중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내려간다.

아들은 왜 사고가 난건까? 왜 아들 옆에는 중학생인 미성년자 여자아이가 타고 있었던 걸까? 그 의문은 곧 풀렸다.

내가 소중히 여기던 아들은 미성년자를 만나 성관계를 거래 했고, 가족인 엄마인 나와 아빠는 그 사실을 숨기고 사건을 해결한다.

윤리적 차원을 떠나 자기 아들을 지킬수 밖에 없는 엄마의 심정이 왜 이렇게 험오스러우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지 모르겠다.

나도 아이 엄마다. 내 아기가 자라 안좋은 일에 휘말렸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도덕적인 사람이여야 하는 것인지 아님 자식을 감싸는 모성애를 발휘 할 것인지는 당해 보지 않고는 결론 지을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이 두 단편이 나에게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다른 관점으로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다.

이 책은 결코 경쾌하지 않으면 가볍지 않다. 다 읽은 지금 가슴이 무거운게 사실이다.

나는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있을지 모르며 내일도 거짓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늘 거짓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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