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일기 - 최인호 선답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선답에세이

최인호 그는 누구인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상도), (해신)등을 집필한 작가이며 45년간 글을 써온 한국 문단의 거장이다.

그런 그가 소박하고 단아한 에세이를 저술하였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때 신춘문예에 당선될 정도로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이 책에는 화려함도 없으며, 기교도 없고, 거창함도 찾아 볼수 없다. 그저 자신이 살아온 삶을 글로 보여 줄 뿐이다.

그는 카톨릭 신자이면서도 불교를 가까이 하고, 절에 다니며 스님들과 그 어떤 조건없이 친구로 벗으로 스승으로 가까이 만나 사귄다.

책속에 그가 산을 좋아하고, 산속에 있는 절과 스님을 좋아한다 말하고 있다.

그 곳에는 도시의 번잡함도 없으며 시끄러운 소음도 없다. 단지 새 소리와 계곡의 물 소리, 깨달음과 편안함이 있을 뿐이다.

산중일기는 말 그대로 일기다. 최인호 작가 자신의 일기를 우리에게 서스럼 없이 보여준다. 자신은 잘 나지도 않았으며 그저 글쟁이 일뿐이라 생각한다.

너무나 유명한 작가라 특별하고 범접할수 없는 높디 높은 곳의 사람이라 생각 했는데, 그의 일기를 보니 그도 사람이고 남자이며, 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 일뿐이다.

이 책의 내용중에 어머니랑 목욕탕에 갔었던 일화가 있었는데, 정말 공감하지 않을 수없다.

어머니는 남자아이인 자신을 여탕에 데려가기 위해 거짓말을 시키고, 빨래 할 옷가지들을 바구니에 담고 목욕탕에 가는것도 모자라 그에게 겹겹이 껴입혀 여탕으로 데리고 갔다. 목욕탕 주인이 몇살이냐고 물으면 "아홉살이요. 3학년이예요." 하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그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인호는 키가 작고, 외소해서 무사통과 되어 들어가지만 여탕의 여인들의 질타섞인 눈빛과 질문들이 인호 자신을 당황스럽게 했단다. 그는 그때의 잊혀지질 않는듯하다.

지금 30대인 나와는 20년 이상의 나이차가 나면서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나는 여섯살 때까지 아버지를 따라 남탕에 갔었다. 결코 맹세하는데 기억이 전혀없다. 아버지께서 말씀 해주지 않았다면 절대 모를 일이었다. 내가 초등하교 다니면서 여탕에서 같은반 남자아이를 본 기억은 충격적이였다. 왠지 모른 그 찜찜함이라니...

최인호 본인은 말한다. 자신의 어머니는 목욕비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자신의 아들 홀로 남탕에 보내고 싶지 않은 어머니의 애정 때문일 것이라 짐작한다. 그의 말대로 생각해보면 10살짜리가 홀로 남탕에 가서 깨끗이 씻고 나온다는건 어렵겠다는 생각과, 어머니의 불안한 마음을 이해 할수 있을 것도 같다.

이제 50대가 되어버린 그는 어머니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면, 산중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깨우침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삶을 산중에 있듯이하며 느끼고 생활하며 살아감을 다짐한다.

나는 산에 대해서도, 불교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 무지한 인간일 뿐이다. 하물며 나는 등산도 싫어한다. 산중에 있어도 깨달지도 알수도 없었던 지혜를 최인호 작가는 자신의 산중일기로 나에게 많은 삶의 지혜를 전해주었다. (산으로 내가 갈 수 없으면 산이 내게 오게 할 수밖에)

이 책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작가의 글과 어울려진 사진이다.

사진 한장 한장에서 나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고, 아름다운 풍경과 산의 사계절을 눈으로 볼수 있었다. 안개가 낀 산도, 눈이 내린 산도, 꽃이 피고 단풍이 든 산 등 어느 모습의 산도 아름답고 청아함을 잃지 않고 늘 우리와 함께 있음을 보았다. 산중의 사진들로 나는 마음이 편안 해지고, 복잡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평온함을 찾을수 있는 좋은 한 권의 산중(山中)에 다녀왔다.

 

(산으로 내가 갈 수 없으면 산이 내게 오게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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