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손톱
아사노 아쓰코 지음, 김난주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 서점에서 이 책을 보았을 때 10대의 기억을 되짚을수 있는 책일지 모른다는 마음이였다. 나의 10대는 이미 10몇년 전에 끝이나 버렸고, 기억도 가물 가물해서 잘 기억 나지도 않는다. 10대 때에는 많은 꿈과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던 시기였던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분홍빛 손톱> 이 책을 10대의 꿈과 사랑을 예상하고 읽어 보기 시작했다. 주인공 루리와 슈코는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특별한 아이들이다. 육상부 선수였던 루리는 세번의 연애를 통해 자신이 이성에게 끌리지 않고 오히려 동성에게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되어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보이지 않는 보호막을 치고, 다 관심 없다는 듯이 살고 있다. 그리고, 슈코는 예쁜 얼굴과 마음을 가졌지만 특이한 능력으로 인해 이상한 아이로 낙인이 찍혀있다. 슈코는 나무와 동물들과 대화를 할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녀이다. 상식선에서 이해되지 않는 그녀의 능력은 걱정하는 부모를 위해 더 이상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 두 소녀는 세상이 받아 들이기 힘든 이유들 속에서 세상과 쉽사리 섞이지 못하고 지내던 어느 날 학교 옥상에서 우연히 만난다. 루리는 한 눈에 슈코에게 반하게 되고, 루리는 슈코의 특별함에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동화되어 간다. 그런 루리의 모습에 슈코는 루리의 감정을 특별한 능력으로 느끼게 된다. 서로의 다른 점을 거부하지 않고 서로에게 융화되어 가는 모습이 위태롭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하면서 서로가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른채 점점 시간들은 지나간다. 알게 모르게 서로가 융화되어 가는 모습이 참 예쁘다.

나의 10대는 참 힘겨웠던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10대를 회상해 보지만 성정체성으로 고민도 해보지 못했고, 특별한 능력으로 고민도 해보지 못했다. 다만 나는 성적문제와 적응하기 힘들었던 학교생활과 같은 반 아이들. 그리고, 사랑문제만이 있을 뿐이였다. 그 시절에는 너무 힘들 었었고 왜 내게만 이리도 잔인한 것인지 고민이 많았지만 10년의 세월이 지나고 돌아보니 가장 그립고, 한번쯤 돌아가 보고 픈 시절이다. 다시 고등학생이 되면 다르게 그 시절을 지낼수 있을지 자주 생각 했었다. 그러나, 결론은 결국은 같을 것이라는 것이다.

루리와 슈코의 우정과 사랑은 어떤 결말을 보여주지 않았다. 내 상상과 마음으로 그녀들의 앞날을 그려볼 뿐이다. 10대는 잔인한 시간들이다. 그러나,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보면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성스러운 시간들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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