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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
장아이링 지음, 김은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 <색, 계>라는 책을 접했을 때 호기심이 다분했다. 영화도 어느 정도 본 상황이였고, 소문도 참 무성한 영화였지 않는가. 그러나 나는 놀라고 말았다. 이렇게 짧은 단편 소설을 두 시간 짜리 영화로 탄생시킨 리안 감동에게 두번 놀라게 되었다. <색, 계>는 단편소설로 참 짧은 소설이였고, 이렇게 짧은 한편으로 소설을 한편의 영화로 탄생한 것이다. 이 책은 여섯 개의 단편과 한편의 작가의 신세한탄이 들어있다. 물론 신세한탄이란것은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고, 작가의 이 소설들의 탄생 배경과 비화등 작품과 자신의 현재 사정<심정>같은 것을 옮겨 놓은 것였다. 제목이 <망연기>였는데 이런 형식은 처음으로 접해 보는 것이다. 머리말 같은 것은 보았지만 이런 형식은 생소하기만 했다. 작품 속에 <색,계>는 실화를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한 소설로 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다른 점은 거의 찾을 수 없으면 오히려 영화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내포한다. 왕지아즈와 이 선생의 대립 관계는 무엇인가? 마지막에 사랑을 택한 여자와 결국엔 이용만 하다 버린 이 선생. 나는 색은 애정과 사랑 으로 보았고 계는 조직원과의 관계, 이선생과 왕지아즈의 관계로 보았는데... 색과 계에는 더 많이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이해 할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다. 가장 긴 소설이 <못잊어> 인데 원래는 <정말 미워>가 제목이란다. <못잊어>를 다 읽고 왜 제목이 <못잊어>인지 의아 했는데 해설을 보고 이해 할수 있었다. 제목은 <정말 미워>가 더 맞는 듯하다. 작가인 장아이링은 이미 작고하였으며, 그녀는 1920년에 태어났다. 엄청 옛날 사람처럼 느껴지는 바람에 작품이 더 어려워져 버렸다. 쉽사리 이해 할수 있는 여느 소설들과는 다르다. 대화체가 나오지만 누가 한말인지 정확히 이해도 되지 않으며 어찌 이야기가 흘러가는지 정신이 없다. 내용상 이야기가 흘러가다 어느 순간 다른 시점으로 확 바꿔있다. 흔히 우리들이 "삼천포로 빠졌다"라고 말하는 것이랑 일맥상통한다. 그러다 바로 현 시점으로 넘어와 버린다. 그러다 보니 정신없이 이야기가 흘러가 버리고 이야기들도 참 우울하다. 대부분이 새드엔딩이면서 전쟁 상황들 속에서 느낄수 있는 암울한 기분이 많이 든다. 사랑 이야기에서도 어찌나 우울하고 답답한지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그것도 작가의 능력이라 할수 있는 것은 우울해도 동화되어 읽었다고 보면 될것이다. 작가인 장아이링은 부모의 이혼과 자신의 짧은 결혼과 이혼, 재혼 가정에서의 불행들을 겪으면서 그녀의 모든 암울하고 우울한 상황들이 작품에 많이 스며있어 작품들도 남편의 바람, 재혼, 아이들 문제 등이 주를 이룬다. 자신의 경험이 투영되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중국문학은 <대지>이후로 처음이며 조금은 내게는 어려운 장아이링의 작품들이였다. 작가 사후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는것이 조금은 안타깝다. 어쩌면 조금 일찍 그녀의 작품이 빛을 보았다면 조금 더 밝은 소설을 우리에게 쏟아 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