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
틱낫한 지음, 오다 마유미 그림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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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명상집이라 해야 맞는 것일지 아님 수도를 위한 길잡이 책이라 해야 맞는 것일까?

짧디 짧은 게송 구절로 눈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서 눈 감기까지 삶의 행동 하나 하나, 생각 하나 하나가 모두 같이 수행의 길이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눈을 뜨고 하루를 보내고, 또 무슨 생각을 정리하며 잠자리에 들었던가.

하루가 그저 또 오늘도 찾아오는 늘 같은 하루 일뿐이라 여기며 소흘하게 의미없이 보내는 시간들이였다.

내게 주어진 하루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하루일 것을 알면서도 성실하지도, 알차게도 보내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흘려 버렸다.

하루의 시작 점인 눈을 뜰때부터 읊조리는 게송은 하루를 마치며 끝나는 게송까지 모든 시간을 게송을 외우며 다짐하고 정갈한 마음을 세기고 수행의 연속이다.

게송을 읽고 틱낫한 스님의 게송풀이를 읽으면 한편의 명상을 듣는 듯하다.

그는 스님이며 시인이고, 평화운동가이라 한다. 그런 그가 들려주는 명상이니 더욱 마음이 차분하고 심적인 안정이 찾아온다. 우울했던 마음이 지금은 많이 안정이 되었다.

게송과 함께한 삽화도 검은 색 묵으로 그린듯 거치면서도 단아한 멋과 그 속에 게송의 의미도 담겨 있으며, 그림에서 향긋하고 익숙한 묵향이 느껴지는 듯 생동감이 있다.

나는 불교신자도 크리스찬도 아니다.

종교적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다.

종교적 믿음을 가지지 못할 만큼 내 자신은 게으른 것일 것이다.

나는 게을러서 성실한 종교인이 될수 없다.

나는 진득한 성격이 못되어 성실하지 못하다.

명상록을 통해 잠시 잠깐은 나를 다잡을 뿐 성실한 인간이 되지는 못한다.

그러면 어떤가. 성실하지도 종교적 믿음도 없다고 이책에 감동을 아니 받는건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책속의 활자는 국경도 배신도 없으니 삶의 벗으로 삶아도 늘 뿌듯하다.

하루 하루 그냥 흘러가던 시간들에게 의미를 담고 뜻을 부여하여 일분 일초도 헛되이 버릴 것이 없다는 가르침이 내게 부끄러움을 주었다.

나는 게으르다. 나는 안일하다. 나는 의욕이 없으며, 무신경하고, 삭막한 마음과 정신을 지녔다.

제목인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임을 느끼지 못하고, 생동감 없는 사물처럼 살았음을 반성해 본다.

내 삶이 조금의 의미를 부여하고 조금의 깨달음이라도 얻는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될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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